PF 경·공매 플랫폼, 절반 이상 유찰 매각 성과 저조...매각 성공 사례는?

- 가격 인하에도 불구, 유찰 사업장 절반 이상 - 수도권 물류·상업시설 중심으로 매각 성과 나타나

2025-03-16     문홍주 기자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PF 경·공매 플랫폼이 운영된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등록된 사업장 절반 이상이 여전히 유찰을 거듭하며 매각 성과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사업장은 성공적으로 매각되며 대조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 유찰된 사업장과 매각된 사업장의 차이점을 전문가와 함께 들여다봤다.

유찰된 사업장, 가격 인하에도 매수자 부족

금융투자협회가 공개한 매각 추진 사업장 현황 자료(25년 2월 28일 기준)등에 따르면, 유찰된 사업장들은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을 보였다.

우선, 높은 가격 인하율에도 불구하고 매각이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경기도 김포시 사우동 소재 아파트 사업장은 최초 감정가 대비 99%까지 가격을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매각되지 못했다. 이처럼 가격을 대폭 조정한 사업장들도 여전히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입지와 사업성 평가가 낮은 사업장들이 유찰되는 경우가 많았다. 충남 천안시 청당동, 울산 남구 신정동의 주상복합 사업장은 감정가 대비 99% 이상 가격을 인하했지만, 입찰자가 부족해 공매가 최종 유찰됐다. 이는 지방 사업장의 경우 수요가 낮고, 금융권 대출 심사가 까다롭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공매 진행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업장들은 매각 가능성이 더욱 낮았다. 공매를 진행한 사업장 중 일부는 차수별 유찰 후 가격 조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매각되었지만, 공매가 한 차례도 이루어지지 않은 사업장은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고 있었다.

유찰 사업장과 매각 사업장의 결정적 차이는? 입지, 사업 용도, 공매 진행 여부

매각 성공 사업장과 유찰 사업장을 비교해 보면 몇 가지 차이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첫째는 입지였다. 수도권 및 대도시 내 사업장의 매각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반면 지방 사업장은 가격을 대폭 낮춰도 매각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둘째는 사업 용도였다. 물류센터, 상업시설 등 실수요 기반이 있는 자산은 매각이 비교적 원활한 반면, 미분양 우려가 있는 주거시설은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셋째는 공매 진행 여부였다. 초기 공매를 진행한 사업장들은 유찰을 거듭하며 가격을 조정한 후 매각되었지만, 공매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업장들은 여전히 유찰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지방 물류센터 매각 사례에서는 경기도 소재 한 물류센터가 감정가 대비 72% 수준에서 최종 매각되었다. 해당 사업장은 수도권 접근성이 높고, 물류 수요가 꾸준한 입지로 평가되면서 다수의 매수자가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도권 상업시설 매각 사례도 눈에 띈다.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의 오피스빌딩 및 상업시설은 현재도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이며, 가격 조정 후 빠르게 매수자를 찾고 있다. 이는 경기 회복 기대감과 상업용 부동산 수요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PF 경·공매 플랫폼은 부실 사업장 정리를 위한 대안으로 출발했지만, 유찰률이 높고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단순한 정보 제공만으로는 시장의 매수 심리를 자극하기 어렵다"며, "경락자금 대출 지원 확대, 충당금 규제 조정 등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정부가 PF 부실 리스크를 완화하고 시장 정상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단순 매물 공개를 넘어 실질적인 매수 촉진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