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 갤럭시의 ‘아재폰’ 벗어나기...‘아재폰’은 생각하지마

2025-03-18     조아라 기자

요즘 SNS를 보면 이용자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게시글 중 하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AI의 포토 어시스트를 이용한 사진 편집 게시글이다. 포토 어시스트 기능을 이용하면 사진 속 대상의 머리스타일, 의상을 교체하거나 여러 명이던 사진 속 대상을 내가 원하는 대상만 남기고 지우는 것도 가능하다. SNS 엑스(구, 트위터) 상에서는 이같은 포토 어시스트 기능을 이용하는 과정을 녹화해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연예인 등의 머리 모양이나 입은 옷을 바꿔 사진을 재가공하는 게시글이 인기를 끌며 수천, 수만 번 공유됐다.

이처럼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기능이 sns 상에서 주목을 끈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갤럭시S23 울트라 때부터 개선된 카메라의 줌 기능은 sns상에서 이미 유명하다. 공연이나 행사에 가서 갤럭시S23, 24 울트라로 자신이 직접 찍은 ‘최애’ 연예인과 공연 영상을 공유한 게시글 덕분에 ‘직캠폰=갤럭시S 울트라’라는 공식이 만들어졌다.

이같은 현상은 단지 게시글을 올렸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SNS 핵심 이용자인 2030세대가 삼성 스마트폰의 기능을 흥미롭게 보고 유용하게 이용하는 것은 이들의 놀이문화 핵심에 삼성 갤럭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삼성은 흔히 말해 ‘아재폰’ 이미지라는 오명을 벗기 어려웠다. 삼성 측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지만 이같은 이미지를 벗기 위한 방향의 시도도 여러 번 있어 왔다. 다만 소비자이자 출입기자로서 그런 방향의 마켓팅이 아재폰 이미지를 벗는데 효과적이라고 느껴지진 않았다.오히려 역효과가 났던 적도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나는 갤럭시를 씁니다’라는 표어의 캠페인 광고 예고가 올라왔다. (본지보도)누리꾼들은 이를 두고 부정적인 여론과 댓글이 쇄도했다. ‘나는 갤럭시를 씁니다’라는 표어에 대해 요즘 감성과 맞지않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사실상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억울한 감도 없잖아 있다. ‘나는 갤럭시를 씁니다’라는 표어는 지난해 11월뿐만 아니라 연예인, 운동선수를 내세워 쭉 써왔던 캠페인 표어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2030대 내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고심 중일 것이다. 아직까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과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2030세대에서 아이폰 선호도가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재폰 벗기에만 골몰할수록 앞선 사례처럼 오히려 더 그 프레임 안에 갇힐 수 있다. 벗어나려고 할수록 아재폰 이미지에 갇히는 것이다.

갤럭시S시리즈 울트라의 카메라 성능, 갤럭시AI의 기능은 오히려 2030세대가 먼저 반응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기능에 친숙하고 써보기를 주저하지 않는 2030세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셈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폰이 아재폰 이미지를 벗기위해서는 이런 선순환이 계속해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오늘날 젊은세대는 이전보다 큰 금액을 지출하더라도 문화생활을 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미디어나 1차 창작 콘텐츠에서 그치지않고 스스로 2차 창작의 생산자로 기능한다. 이같은 2030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건 다름 아닌 아재폰,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이다.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의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에서 말처럼 미국 공화당을 상징하는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 순간에 코끼리와 공화당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삼성전자도 이와 같다. 아재폰 이미지에 갇혀 골몰해서는 안된다.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녹색경제신문 = 조아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