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성의 주간증시] '배당주 막차타기' 눈치장세...배당주 킹은?
연말연시, 이맘때 투자자들의 관심은 단연 '배당주(配當株)'다. 국내증시는 지금 배당주 막차(?)에 탑승하려는 눈치 보기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지난주 국내증시는 코스닥이 V반등의 시동을 걸었다. 1차 바닥이 형성, 재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여전히 역배열 상태인 코스피는 이평선(이동평균선)이 집결하고 있다. 이는 시세 분출을 위한 준비 과정이다. 여전히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를 더 해주고 있다.
올해는 기업들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여기에 정부가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책을 강조하고 있다. 상장사의 배당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이어지는 추세다.
코스피 상장사의 연간 배당금 총액은 2013년 13조2,000억 원. 2014년 15조3,000억 원에서 2015년에는 처음으로 20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21조8,000억 원까지 뛰었다.
이러한 증가세에 비춰보면 올해 연간 배당금 총액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업계에서는 올해 코스피 200 기업만으로도 배당금이 21~22조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기말배당에서 23조 원(3개 기관 이상 배당 컨센서스 취합 255개 종목)이 넘는 배당금이 쏟아질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올해 배당 규모를 지난해 4조 원 대비 20% 늘린 4조8,000억 원으로 확대했다. 2018년에는 배당총액을 9조6,000억 원까지 늘려 2020년까지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코스피·코스닥 증시 마감일은 오는 28일이다. 연말 배당주를 공략하려는 이달 26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배당을 받으려면 올해 증시 최종 매매일인 28일, 주권을 보유하고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을 산 뒤 계좌에 주권이 들어오는 2거래일 전까지 매수해야 한다. 실물 주권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주라면 29일까지 본인 명의로 명의개서(名義改書)를 마쳐야 한다. 그래야 배당권을 행사할 수 있다.
명의개서는 주식을 가진 사람이 회사의 주주명부에 이름과 주소를 기재하는 것. 배당금을 받는 등 주주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함이다.
배당주를 공략할 경우 절대로 배당수익률(配當收益率)만 확인해선 안 된다. 주당 배당금(DPS)이 증가하는 종목을 눈여겨봐야 한다.
주당 배당금은 주식 1주당 지급되는 배당금을 말한다. 주당 이익(EPS)과는 다르다. 주당이익은 당기순이익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눈 것인데 반해 주당 배당금은 당기의 배당금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눈 것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코스피 200 고배당’, ‘코스피 고배당 50’, ‘KRX 고배당 50’ 등 주요 배당지수는 종합주가지수보다 성적이 저조한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코스피 지수는 2.12%(42.98포인트) 올랐지만 코스피 200 고배당은 1.20%(31.95), 코스피 고배당 50은 1.01%(23.23포인트), KRX 고배당 50은 1.05%(23.0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올해도 마찬가지. 12월 들어 배당주들의 수익률은 코스피 지수 수익률보다 낮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연말에 배당주들이 힘을 내지 못하는 이유로는 주로 배당락과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지적된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이자와 배당 등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을 넘으면 초과분을 소득세 과표 기준에 포함하는 제도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임대소득이나 근로소득 등 다른 소득과 합산해서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그 때문에 고액자산가 입장에서는 배당락에 따른 주가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매도 물량을 던지는 것이다.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배당주는 연말, 조정 받았을 때가 투자 적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배당락을 거치고 나면 이듬해 상반기에 배당 관련주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배당락 이후 수급이 다시 회복되면서 1~4월 사이에는 배당주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따라서 배당주 투자시기를 노린다면 연말 전에 배당투자에 나서는 것이 현명하다. 일시적인 배당락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얘기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402개 회사가 최근 5년간 거르지 않고 배당을 했다.
이 중 해마다 배당금을 늘려온 곳은 삼성전자, 신한지주, SK(주), 메리츠화재, 네이버 등 28개 회사다. SPC삼립, 오뚜기,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 음식료 주와 삼진제약 JW중외제약 대원제약 보령제약 등 중소형 제약주도 이 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매년 배당액을 늘리면서 배당수익률까지 높은 종목으로는 성보화학(7.77%) 메리츠화재(5.42%) 화성산업(5.04%) 등이 있다. 락앤락(3.45%)과 신한지주(3.20%) 삼화왕관(2.99%)도 3% 안팎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보였다.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쓴 삼성전자의 올해 배당금은 4조4,721억 원으로 추산됐다. '통 큰' 주주 환원 정책이란 평가다.
삼성전자의 배당금은 지난해 3조4,981억 원보다 1조 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까지 3차례 분기 배당으로 2조5,424억 원을 지급, 이미 지난해 배당금의 72.7%를 주주에게 돌려줬다.
전통적 고배당 주인 현대차, SK텔레콤, POSCO 등도 전년 대비 적게는 7%, 많게는 15%가량 배당액을 늘렸다. 올해 2배가량 주가가 급등해 시가총액 2위 자리를 꿰찬 SK하이닉스와 사상 첫 중간배당으로 배당성향을 키운 SK이노베이션 등 SK그룹 주력 계열사도 7,000억 원대를 배당할 예정이다.
업종별로는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수익성을 키운 은행업종의 배당 증가가 두드러졌다. 신한지주와 KB금융지주의 올해 예상 배당금은 각각 8,432억 원, 8,315억 원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이어 현금배당 상위 3·4위를 차지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도 전년 대비 각각 43.6%, 41.1%씩 배당금을 늘려 고배당 주 대열에 합세했다. 이 밖에 오리온과 롯데제과, 한국가스공사 등 지난해 현금배당이 없었던 기업 16곳도 배당에 나설 것으로 집계됐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배당주 역시, 선구안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는 것이다. 혹시 볼이 아닌지, 정확히 스트라이크 존인지를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