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화재, 사장은 유임됐지만...실적압박·보수적문화
-과도한 실적압박·보수적 분위기에 마케팅활동도 꺼려
흥국화재는 사장이 지난 12년간 9번이 교체될 정도로 실적에 따라 수장들이 자주 바뀌는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지난 23일 흥국화재 주주총회에서 권중원 사장의 유임여부가 관심을 모은 것도 같은 이유다. 흥국화재의 실적에 대한 압박으로 임원뿐 아니라 직원들까지 부담이 큰 모습이다.
27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실적 압박이 크고 보수적인 조직 분위기로 알려져 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흥국화재의 실적압박으로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 마저도 부담이 매우큰 상황이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흥국화재는 신상품을 출시해도 외부에 알리길 꺼려하는 눈치다”라며 “신규 출시한 상품에 대한 광고나 홍보에 나설 경우 윗선에서 상품에 대한 실적압박이 강하게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윗선의 실적압박과 보수적인 분위기 때문에 가장 활발해야할 마케팅활동마저 움츠러들고 있다는 것이다.
흥국화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867억 원으로 전년대비 175.2%가 증가해 10대 손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1,0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3.2%나 늘었다.
또한 실손보험 비중이 큰 흥국화재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2016년 155%에서 지난해 140%로 개선됐다. 장기위험손해율 역시 2016년 111.4%에서 작년에는 103.7%로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실적 개선이나 신상품 출시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타 보험사들과는 달리 흥국화재는 의무 공시 외에는 별도의 홍보를 하지 않고 있었다.
흥국화재는 지난 2006년 1월 전신인 쌍용화재를 태광그룹이 인수한 이후 12년 동안 무려 9번의 사장이 교체됐다. 대부분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하고 평균 1년을 조금 넘기고 바뀐 것이다. 업계에서는 빈번한 사장 교체 이유로 실적 부진이 거론돼왔다.
올해 1년째를 맞이한 권중원 사장은 지난 23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다행히 별 다른 이슈 없이 유임에 성공했다. 손해율 개선 등 눈에 띄는 실적 향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흥국화재는 보험 민원건 최다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얻었다. 보험민원 10만건당 15.96건으로 보험 소비자들의 민원이 가장 많았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았다. 소비자를 외면한 채 앞뒤 가리지 않는 실적향상과 외형적 성장만을 중시하는 경영을 펼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흥국화재의 경우 앞으로 나아갈 동력보다 내부적인 소통이 필요해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