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면세점 부정청탁아냐"...檢 "정경유착, 피고인 반성안해"

2018-04-18     이종화 기자

뇌물공여 혐의로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신 회장의 변호인은 18일 서울고법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준비기일에서 "신 회장은 대통령 독대 자리에서 '면세점'의 '면'자도 이야기 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명시적으로 청탁한 게 없고, 정부의 면세점 추진 과정도 롯데에 유리하게 변경된 게 아닌데 묵시적으로, 미필적 인식으로 뇌물이라고 한다는 게 납득이 안 간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심 판단대로 한다면 이 사건으로 기소되지 않은 어떤 기업도 무죄가 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하지만 검찰은 1심에서 묵시적 청탁만 인정한 데 대해 비판하며, 두 사람의 독대 과정에서 명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계열사에 실시간으로 뇌물을 공여하게 한 전형적인 정경유착 사건"이라며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는 점을 볼 때 원심의 형량이 가볍다"고 비판했다.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검찰의 구형량은 징역 4년이었으나 1심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에서는 2016년 박 전 대통령과 신 회장의 독대 과정에서 면세점 사업과 관련해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당시 롯데는 면세점 특허 심사에서 탈락했으며, 박 전 대통령도 롯데의 면세점 사업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청탁이 있었다고 봤다.

한편 이 사건 이전에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신 총괄회장 등과 공모해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에 근무하지 않았던 신 전 부회장 등에게 급여 명목으로 약 508억원을 공짜로 지급한 혐의(횡령), 신 총괄회장 등과 공모해 2003년부터 2013년까지 롯데시네마 내 매점 52개를 서미경씨와 서씨 딸 신유미씨 등 총수 일가가 운영하는 회사에 불법 임대해 롯데쇼핑에 약 774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애초 두 사건이 분리 심리될 예정이었으나 신 회장 측의 병합 요청으로 사건이 합쳐져 항소심에서는 함께 심리된다. 재판부는 다음 달 2일 오후 2시30분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