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압승, 힘 실린 재벌개혁 드라이브...삼성생명에 관심 집중

보험업법 통과 가능성↑...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 매각해야, 약 20조원 어치

2018-06-15     백성요 기자

6.13 지방선거가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상황에서 재계의 관심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으로 모아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크게 힘이 실리면서 정부가 추진중인 재벌 개혁 드라이브가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15일 정재계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보험업법이 통과되는 경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약 20조원 어치를 추가로 처분해야 한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30일 금산법 기준을 맞추기 위해 삼성전자 보유주식 2298만3552주, 약 1조원 어치를 블록딜로 처분했다. 

순환출자 방식의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그룹이 해당 주식 매각에 나서면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유지가 어려워 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지방선거와 함께 치뤄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도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전국 12곳 중 11곳에서 여당이 당선됐고, 나머지 1곳은 여당이 공천조차 하지 않은 지역이다. 

정재계에서 6.13 지방선거 결과로 정국 주도권이 여당으로 쏠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7석 밖에 차이나지 않던 여당과 제1 야당의 의석수는 선거 이후 18석(민주당 130석, 한국당 112석)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과반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우호 의석까지 고려하면 의회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또 선거 결과를 받아든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다른 야당들의 경우 2년후 있을 총선을 생각하면 무작정 현 정부의 발목을 잡기도 부담스럽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 결과는 사실상 문재인 정권에 대한 재신임"이라며 "적폐청산과 재벌개혁같은 어젠다가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험업법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행 보험업법은 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있는 한도를 총 자산의 3%로 제한한다. 현재는 취득원가로 계산되지만 계류중인 보험업법의 핵심은 이를 시가로 바꾸는 내용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약 20조원 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재계에서는 삼성물산 등 삼성 그룹 비금융 계열사가 해당 물량을 적어도 일부는 매입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부회장이 소량이라도 개인적으로 매입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주주가치 제고 방안의 일환으로 50대 1의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주요기업의 액면분할은 단기적인 주가상승 요인이 되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보합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5월 4일 액면분할 후 재상장한 삼성전자는 전일 종가 4만8200원으로 기준가인 5만3000원에 한참 못미친다. 선거일이었던 전 거래일 보다는 2.43%(1200원)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재벌 지배구조 개선 압박에 대한 대응 방안을 삼성측이 명확하게 내놓지 않으면서 시장이 관망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반도체와 스마트폰 업황의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며 주가가 즉시 반응하지 않는다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