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핀콘 유충길 대표 & 최범 이사, "매출 아닌, 재미 탑게임"
액션RPG의 시작 '헬로히어로' 5년만의 신작 '에픽배틀' 출시 직전 인터뷰
하반기 또 하나의 모바일게임 기대작이 출시된다. 바로 핀콘의 수집형RPG '헬로히어로 에픽배틀'이다. 이 작품이 기대작인 이유는 '헬로히어로'를 출시, 국내 수집형RPG 시장의 틀을 닦은 게임개발사 핀콘의 최신작이기 때문이다. 게임 개발 PD이자 회사의 수장인 유충길 대표와 ‘WOW’를 탄생시킨 블리자드 출신의 핀콘 이사 '최범' 이사가 인터뷰에 참석, 신작 '헬로히어로 배틀로얄' 출시 직전의 심경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2018년 하반기에는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리니지2M' 등 초 기대작들의 출시가 예고한 가운데, 위메이드서비스의 '이카루스M'이 하반기 첫 기대작의 테이프를 끊었다. 출시 이틀 만에 10위권에 안착했다. 약 한 달 전에는 2014년 출시된 ‘블레이드’의 후속작인 '블레이드2'가 출시되어 구글 매출 6위까지 올랐다. 기대작들이 예상대로 좋은 성적을 보인 셈이다. '헬로 히어로'는 이 '블레이드'가 나오기 훨씬 이전인 2013년 2월 출시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작품으로, 무려 5년만의 신작 출시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작 '헬로히어로 에픽배틀'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미 동남아에서 소프트론칭이 됐고, 특히 필리핀에서 매출 2위라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한참 규모가 떨어지는 지역이지만 한 국가에서 특별한 마케팅 없이 매출 2위까지 올랐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와 관련 유충길 대표는 "이번 신작은 한국의 문화 프레임에서 제작됐다. 그들도 좋아할까 싶었는데 잔존률 등 지표가 높게 나와서 좋았다. 업데이트 이후 본격적인 동남아 마케팅을 준비 중"이라고 말해, 글로벌에 상당한 비중을 뒀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렇다고 한국을 무시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최범 이사는 "(한국은) 글로벌 180개 론칭 국가 중 하나의 나라지만, 절대 소홀할 수 없는 나라다. 한국에서 우선 인정받고 싶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또, 예상 매출 순위를 묻는 질문에는 "의미 있는 수치가 나오는 10등 안에 들면 좋겠지만, 예측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대신 신작이 '매출'보다는 '재미'에 중점을 뒀다는 점을 강조하며 "오래 가는 게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돈 좀 쓰고 할 만 하면 접어 버리는 게임이 많아, 그럴 바에는 제일 잘 나가는 게임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유저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래서 그런지, '헬로히어로 에픽배틀'은 게임 기자가 봐도 매니악할 정도다. 가장 큰 변화는 턴제 전투에서 실시간 전투로 바뀌었다는 점뿐인 것 같지만, 5개 부위별 커스터마이징이나 아이템마다의 다른 옵션이 부여되는 등, 곳곳에서 실험적인 콘텐츠가 엿보인다. 유충길 대표는 "접근이 쉽고, 가벼운 느낌이지만 깊이 있는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며 "30만 종 이상의 독립적인 외형을 가질 수 있고, 스킬 중 원하는 값을 선택해 올릴 수 있어, 개성적인 캐릭터 육성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최신 MMORPG의 트렌드 중의 하나인 ‘공정한 전투’도 '헬로히어로 에픽배틀'에 반영이 됐다. 전 세계 유저가 정해진 레벨, 정해진 아이템을 선택해 동등한 조건에서 경기를 펼치는 콘텐츠가 존재한다. 이것이 바로 '게임성' 위주의 게임임을 반증하는 부분이다.
오랜만의 신작인 만큼 힘든 것이나 부담스러운 것은 없는지 물었다. 유충길 대표는 "후속작의 시장 환경이 너무도 성숙했고, 당시와 다르기에 부담감은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새로움을 찾고 싶어 하는 유저를 위해 의무감을 갖고 많은 고민을 했다. 또 턴제에서 리얼타임 전투로 바뀌다보니, 여기에 대한 부담도 있었다. '헬로히어로2'라고 안한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발사는 개발만 하고, 퍼블리싱은 퍼블리셔에게 맡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핀콘은 자체 퍼블리싱을 선택했다. 무슨 생각인지 궁금했다. 특히 글로벌 마케팅까지 아우르려면 50명 남짓의 중소 개발사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헬로히어로 에픽히어로'의 마케팅을 총괄하는 최범 이사는 "1차적인 마케팅은 게임의 재미와 완성도다. 게임이 최우선이고, 나머지는 비용과 빅데이터 싸움"이라며 게임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실질적인 마케팅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진행중"이라며 핀콘은 헤드쿼터, 즉 본부의 역할만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가장 잘 나가는 게임사의 한 담당자가 출시한 게임이 30개 정도인데 반해, 분야별 전문가들은 하루에만 30여개의 게임을 처리할 정도니, 이번 선택이 당연하다는 것이 최범 이사의 주장이다.
핀콘은 오래가는 게임을 위해 이번 '헬로히어로 에픽배틀'에서 6개월 이상의 업데이트를 내다보고 있다. 이후는 유저들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즉각적으로 대처하겠다는 각오다. 또 ‘롤이’나 ‘배그’ 등 유저간 인터랙션이 높은 게임이 인기 또한 높다는 사실에 주목, 이번 작품에서도 관련 부분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생각이다.
'게임성'을 중시하는 게임인만큼, '착한 과금'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유충길 대표는 "가챠의 스트레스를 줄이려 노력했다"고 강조한다. 5만원 상당의 웰컴 기프트가 기본적으로 제공되고, 10회 연속 뽑기에서 최고등급 영웅 3-4종이 들어 있을 정도다. 또한 과금도 무리하게 해야 티가 나는 형태가 아닌, 확실하게 기대 가치를 준다는 것이 유 대표의 의지다. 3천원 결재했다면 3천 원 만큼의 가치를 주겠다는 의도로, "(지급 가치가)다른 회사의 3배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것이 유 대표의 설명이다. 일명 '퍼주는 게임'이라는 얘기다. 유충길 대표는 "과금의 기준도 동남아 쪽에 맞췄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싸다는 느낌이 들어야 하지만 아마도 유저들은 '적절한 가격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스테미너가 하루 2-3시간뿐이라는 것. 공부나 일을 내팽개칠 정도로 게임만 하지 말고, 잘 때는 자고, 원하는 속도로 천천히 플레이하라는 의미다. 물론 타임리프를 통해 빠른 진행이 가능한 것도 있지만, 게임을 처음 잡고 얼마나 오랫동안 즐기느냐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는 수도 있기 때문에 너무 적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만한 부분이다. 이런 걱정을 어떻게 풀 것이냐는 질문에 유충길 대표는 "유저간 인터랙션을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역조사를 통해 만나게 되는 SS 등급의 '폭군'은 낮은 확률로 포획도 가능한데, 친구만 많으면 지속적으로 이 전투에 참가할 수 있다는 것. 이후에도 지속적인 유저간 인터랙션이 가능한 콘텐츠를 생산할 것이라는 각오가 남달랐던 만큼, 스태미너에 대한 걱정은 덜게 됐다.
앞서 얘기한대로 최상위 장비나 영웅을 게임 내 재화로 뽑기가 가능하고, 플레이로 획득할 수 있다는 부분은 무과금 유저들에게도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또 깔끔한 그래픽과 정돈된 인터페이스와 편의성은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요소다. 액션RPG 시장을 열었던 '헬로히어로'가 완전체 액션RPG로 거듭난 '헬로히어로 에픽배틀'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가 관심사다. 또 MMORPG가 득세하고 있는 현 시장에서 '액션RPG'가 아직도 성공할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헬로히어로 에픽배틀’은 이미 동남아에서 소프트론칭을 거쳤기 때문에 국내 CBT는 없다. 8월 초 iOS와 안드로이드로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