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정말 SUV가 대세?...완성차 5개사 2월 판매 분석해보니

1위 그랜저 7720대....2위 싼타페 7023대, 3위 팰리세이드 5769대...상위 톱10 중 쌍용차 유일

2019-03-04     양도웅 기자

지난 2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뭘까? 

요즘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팰리세이드? 하나의 고유명사가 된 스테디셀러 소나타? 아니다. 그랜저다.

4일 완성차 5개사(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한국지엠)가 동시 발표한 2월 판매 실적을 보면 현대차의 그랜저가 7720대로 1위다. 

2위는 7023대가 팔린 현대차의 싼타페, 3위는 5769대가 팔린 현대차의 팰리세이드다. 하지만 1위 그랜저와 싼타페의 차이가 크지 않다. 

팰리세이드가 생산에 차질을 빚어 대기 물량이 넘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랜저와 싼타페, 팰리세이드 간의 차이는 그야말로 백지 한 장 차이다.

눈에 띄는 점은 가장 많이 팔린 차 3대 중 2대가 SUV라는 점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단연 'SUV가 대세'라는 증거다.

◆ 완성차 업체들, "2월, SUV 판매로 먹고 살았다"...생산물량 고려시 '팰리세이드 돌풍'

SUV가 대세라는 사실은 자료를 확대해보면 더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에선 그랜저, 싼타페, 팰리세이드 순으로 가장 많이 팔렸고, 기아차에선 카니발, 쏘렌토, K3 순으로 가장 많이 팔렸다. 

쌍용차에선 렉스턴 스포츠, 티볼리, G4렉스턴 순으로 가장 많이 팔렸다. 

르노삼성에선 QM6, SM6 순으로, 한국지엠에선 스파크, 말리부 순으로 가장 많이 팔렸다. 

각 업체마다 판매 상위 차량에 SUV가 차지하고 있다. 업체 제외 전체 상위 판매 실적 10개 차량에서도 5개 차량이 SUV였다.

판매량 순으로 상위 10개 차량은 그랜저, 싼타페, 팰리세이드, 쏘나타, 아반떼, 카니발, 쏘렌토, 렉스턴 스포츠, K3, 모닝 등이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하면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가 유일했다. 

작년 좋지 않은 실적으로 자동차 전문가들의 큰 우려를 산 현대차도 '팰리세이드 돌풍'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다보고 있다. 

최근 지지부진한 임단협에 따른 150시간 이상의 부분 파업으로 실적이 좋지 않은 르노삼성도 QM6는 2200대 이상 판매했다. 르노삼성은 " QM6가 내수 판매 버팀목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에서 2번째, 3번째 팔린 차인 SM6와 SM3의 판매 대수를 합해도(1430대) QM6만큼 팔리지 않았다. 

쌍용차도 "렉스턴 스포츠가 예상밖으로 잘 팔렸다"고 말했다. 애초에 월 최대 900대 판매를 예상했고 연 1만대 판매를 내다봤는데, 1월과 2월에 7000대 넘게 팔았다. 

◆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선전...만약 텔루라이드 출시해 대박난다면? 

이러한 결과들은 팰리세이드를 위시한 대형 SUV의 판매 호조로 국내 자동차 시장이 중대형 SUV 시장으로 더욱 재편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에 힘이 실리는 증거들이다. 

박재용 이화여대 교수(미래사회공학부)는 지난 27일 팰리세이드 생산 관련해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존 중형 SUV를 찾던 40대·50대가 중형 SUV 가격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팰리세이드로 옮겨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만약 하반기에 또 다른 대형 SUV인 기아의 텔루라이드가 국내에 출시되면, 향후 국내 자동차 시장은 대형 SUV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아차가 북미 시장 출시 목적으로 만든 대형 SUV '텔루라이드'를 하반기에 국내 출시할 것이라는 예상도 지배적이다. 

예상대로 텔루라이드까지 하반기에 출시되면 한국 자동차 시장은 그야말로 중형 SUV마저도 명함을 내밀기 힘든 형국이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