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해외여행 수요 국내로 이동...국내 여객수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국제선은 코로나 이전의 3.4% 수준...국내 여객수 증가는 일시적일 것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내 항공편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늘어나고 있어 주목된다. 다만 코로나 바이러스 4차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이동 수요가 줄어들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4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의 항공사별 운송실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7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및 LCC항공 등 국내 9개 항공사의 총 여객 수(국내/국제선)는 309만965명으로 전년 동월 260만4233명 보다 18.6% 증가했다.
이중 국내선 여객 수는 292만1391명으로 지난해 (246만5010명) 보다 18.5% 늘었고, 국제선 여객 수는 16만9574명으로 전년 (13만9223명) 보다 21.8% 증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7월 국내선 여객 수(292만1206명)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7월(273만9466명) 보다도 6.6% 늘었다는 것이다. 4차 대유행으로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조정된 7월 20일~31일 사이의 여객 수(102만5926명)도 2019년 7월 동 기간(100만8716명) 대비 1.7% 늘었다.
국내 여객 수가 증가한 것에 대해 항공업계의 한 직원은 녹색경제신문에 "코로나로 인해 국제선 수요가 줄면서, 일부 항공기들이 국내선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19년과 비교했을 때 국내선 항공기 수 자체가 늘었다"며 "해외로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 여행 및 이동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플라이 강원을 제외한 8개 항공사 모두 국내 여객 수가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들은 국내선 여객수가 늘기는 했지만 좋아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운임 출혈 경쟁 등으로 인한 여객수 증가가 곧바로 매출 상승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항공기가 뜨는 것으로 결정이 나면 낮은 운임료라도 받는게 낫긴 하지만, 늘어나고 있는 적자를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일이나 시간대에 따라 항공료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며 "시장의 공급이 늘면 기본적으로 가격이 내려가듯이, 국내 항공편이 늘어나면서 항공권 요금이 하향 조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제선이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국내선 여객 수만 늘어나는 상황도 문제다. 업계에서는 기존 해외여행 수요가 국내로 몰리면서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로 이동하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국제선은 코로나 이전의 3.4% 정도만이 운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9월에 국가에서 부담하고 있는 고용유지지원금마저 끊기게 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에는 2달정도 무급휴직을 진행했다. 무급휴직으로 전환이 되면 회사가 아닌 정부에서 고용보험 기반으로 일정금액을 보조받지만, 그것마저 끝나면 상황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