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들이 환경보호 활동 지원하고 참여할 수 있는 방법도 중요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전 세계 기업들이 ESG 경영을 강화하면서 게임업계 역시 이에 동참하고 있다. 우리나라 게임기업들도 다방면으로 사회공헌 행보를 펼치며 ESG 경영을 중심축으로 세우고 있는 가운데, 환경 관련 대책이 걸림돌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게임기업들은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환경파괴를 할 일이 없어 환경보호에 나서야 할 당위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실제 게임사의 환경 보호 대책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 대부분은 ESG 경영 환경 부문에서 D등급을 기록하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게임사들은 ESG 위원회를 운영중이지만, 여전히 ESG 부문 중 환경 부문이 취약하다"면서 "2021년 기준 주요 게임사 중 엔씨소프트와 NHN을 제외한 게임사들의 환경(E) 등급은 D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개한 '그린 게임즈 가이드'가 한국 게임기업들에게 환경 보호 대책과 관련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지를 놓고 관심이 모인다.
'그린 게임즈 가이드', 게임업계 환경 보호 대책 제시
영국 산업단체 '게임즈런던', '영국게임산업협회', UN의 '플레잉 포 더 플래닛 얼라이언스'가 공동으로 참여한 '그린 게임즈 가이드'는 게임업계가 탄소를 줄이며 환경 보호에 동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들은 5단계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했는데, △사무실 에너지 사용량 감소 △친환경 에너지 공급업체 이용 △데이터 저장 정책 검토 △폐기물 감소 및 재활용 △직원 출퇴근 시 탄소 배출 최소화 △게임 제작 시 게임의 에너지 효율성 고려 등이다.
더불어 '그린 게임즈 가이드'는 탄소 배출을 상쇄할 수 있는 활동 역시 제시하고 있다. 탄소발자국을 직접 줄이기가 여의치 않다면 배출된 탄소의 영향을 상쇄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재생 가능 에너지원을 만드는 데 기여하거나, 나무를 심거나, 환경친화적 토지 사용에 나서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환경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한 빈곤 퇴치나 사회적 혜택을 제공하는 등 공동체를 위한 가치 창출에 더 노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린 게임즈 가이드'는 탄소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는 활동은 다양하고 선택 범위도 넓은 만큼 각자 비즈니스에 적합한 계획을 세워 실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활동은 기업이 중시하는 우선순위나 관심사와 일치하고, 실제로 지속적으로 정량화할 수 있으며 검증 가능한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면 'UN 탄소 상쇄 플랫폼(Caron offset platform)'에서 활동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평가와 개선, 다른 기업에 대한 추천도 중요
'그린 게임즈 가이드'가 제시한 계획을 실천했는 지를 놓고 매년 평가해 개선하고 목표대비 진행상황을 재검토하는 일 역시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해 목표를 함께 달성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한 후 이를 수용하기 위한 실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게임사는 게임 커뮤니티에서 이용자들이 환경 보호 활동을 지원하고 참여할 수 있는 방법도 탐색하고, 친환경 주제와 아이디어를 게임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업계 차원에서는 다른 산업의 기업들과 공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를 통해 게임산업 전반을 환경 문제에 적응시키기 위한 집단적 노력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나라 게임기업들이 환경 보호와 관련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실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면서 "'그린 게임즈 가이드'가 우리나라 게임기업들이 환경 보호 정책을 수립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