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폐쇄 조치에 민원 하루에만 200건...'몸살'
- 6회 이상 부적합 판정시 '완전 폐쇄'원칙...각 지자체 역량
서울시내 '먹는샘물' 이른바 약수터의 수질검사 결과가 부적합 판정이 나오더라도 임시폐쇄 등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서울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자치구에서는 약수터의 임시폐쇄가 너무 많은 민원을 야기하기 때문이라며 샘물 음용을 시민들의 판단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내에는 현재 186곳의 약수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지난 4분기 기준 폐쇄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문제는 음용 부적합 판정 결과에도 불구하고 약수터가 임시폐쇄조차 되지 않고 그대로 시민들에게 개방되고 있다는 것이다.
8곳의 약수터 시설을 관리하는 강동구청의 경우 8곳 가운데 2곳이 총대장균군으로 인한 부적합 판정을 5회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약수터를 그대로 개방하고 있다. 나머지 한 번은 수원 고갈로 인해 검사를 진행하지도 않았다. 게시판에는 부적합 판정 결과만 A4용지로 게시해 이를 인지하지 못한 시민들은 부적합 샘물을 자유롭게 마시고 있었다.
강동구 푸른도시과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수질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이 나왔기 때문에 이를 샘터 옆 게시판에 게시하기는 했지만 임시폐쇄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자치구가 임시 폐쇄를 하지 않는 이유는 민원 때문이다. 그는 "실제로 약수터를 폐쇄했다가 하루에 200~300건의 민원을 처리해야 했다. 심지어는 검사결과 보고서를 없애는 경우도 있다. '본인이 마셔도 괜찮다는데 왜 폐쇄를 하느냐'며 강력히 항의하기 때문에 약수터를 폐쇄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의 약수터 전반을 총괄하는 서울시청 관계자도 같은 이유로 강력하게 임시폐쇄를 진행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의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1년에 6번의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중 부적합 판정이 6번 이상 나온다면 완전히 폐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 전까지는 게시판에 공지하거나 현수막을 거는 등으로 안내한다. 임시폐쇄는 민원이 너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진행하지 않는다"라며 "완전 폐쇄의 경우도 자치구의 역량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6번 이상 부적합 판정이 나더라도 폐쇄하지 않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적합 판정을 받은 약수터가 일반 시민들에게 그대로 개방되는 상황에서, 총대장균군이 검출된 물을 마셔도 안전할까.
서울시 감염병관리과 관계자는 "총대장균군이 몸속에 들어가면 사람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해당 약수를 오랫동안 이용하면서 문제가 없으시다고 말씀하시는 경우도 있다. 중금속처럼 위험한건 아니지만 수질검사 결과가 부적합이기 때문에 드셔도 된다고 말씀을 드릴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분들이 마시는 물이기 때문에 서울시에서는 수질검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 우기에는 매달 수질검사를 진행한다. 만약 폐쇄해야 하는 약수터가 발생한다면 공원으로 바꾸거나 마시지 않는 곳으로 용도를 전환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라며 "시민들이 더욱 안전하게 약수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수질검사 결과를 게시하는 방법을 모색하겠다. 또한 각 자치구와 소통해 관리방법 등을 교육하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