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심화 따른 하방 시나리오 제시
글로벌 GDP 2% 추가 하락 전망
최근 스리랑카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발 글로벌 경제충격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현지시각 19일 IMF(국제통화기금)는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기존 4.4%에서 3.6%로 하향 조정했다.
IMF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하방 시나리오를 발표하기도 했는데 이 경우 주로 공급충격, 금융여건 악화 등의 영향으로 추가적인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 사이에선 해당 전망마저도 낙관적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IMF, 전쟁 반영한 첫 경제전망발표…세계 경제성장률 전년 대비 40% 하락
IMF는 지난 19일 발표한 4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각각 3.6%로 1월 전망치 대비 0.8%p, 0.2%p 하향 조정했다. 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충격,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경제성장률 6.1% 대비 40% 가량 위축된 규모다.
이는 IMF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처음으로 반영한 경제전망치로 전쟁지역을 우크라이나로 한정하고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가 제제 유지, 올해 내 코로나19 완화를 전제로 한 결과다.
전쟁에 따라 IMF는 물가상승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선진국 물가상승률을 올해 5.7%, 내년 2.5%로 1월 대비 각각 1.8%p, 0.4%p 상향 조정했다. 신흥국 및 개도국은 올해 8.7%, 내년 6.5%로 기존 대비 각각 2.8%p, 1.8%p 오르며 선진국보다 상승폭이 더 큰 모습이다.
이 가운데 IMF는 한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3.0%에서 2.5%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는 정부(3.1%)나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무디스 (2.7%) 등이 제시한 전망치보다 낮은 수치다.
IMF는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존 전망치 3.1%보다 0.9%p 오른 4.0%로 조정했으나 이는 다른 선진국, 신흥국 평균 상승률보다 낮은 폭이다. 기획재정부는 이 수치를 두고 "전쟁의 영향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주요 선진국 대비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전쟁 악화에 따른 하방 시나리오 발표…"글로벌 경제 충격 더 커"
IMF(세계통화기구)는 해당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악화될 경우 이러한 글로벌 경제충격이 더욱 확대되는 하방 시나리오(downside scenario)를 내놓기도 했다.
IMF가 밝힌 하방 시나리오는 전쟁이 심화됨에 따라 올해 중반을 기점으로 러시아산 에너지 금수조치가 강화되고 대(對)러시아 글로벌 금융·무역 제재가 확대되는 상황을 전제로 한다.
이 경우 IMF는 글로벌 공급충격과 금융여건 악화에 따라 글로벌 경제가 겪는 후유증이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시나리오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기준치 대비 2022년과 23년 각각 10%, 15% 증가하고 식량가격은 4%, 7%, 유럽 천연가스는 22년 20% 가까이 오를 전망이다. 또 추가 대러 금융·무역 제재로 러시아 외 지역에서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되며 각국 금융여건도 위축될 전망이다.
이 영향으로 IMF는 글로벌 경제성장률(GDP)이 2023년 기준치 대비 약 2% 감소하고 2027년까지 누적 기준 약 1%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러한 위축은 EU와 러시아에 집중적으로 일어나 두 국가 GDP는 2023년 기준치 대비 각각 3%, 10% 감소될 것으로 예측됐다.
국제금융센터 정예지·홍서희 연구원은 "IMF의 세계경제 하방 시나리오는 다소 낙관적인 기대 인플레이션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시 세계경제의 성장 및 물가 충격이 상당히 장기간에 걸쳐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IMF의 예상과 달리 단기 기대 인플레 상승이 장기화되면 장기 기대 인플레도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관련 지표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