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줄 마른 스타트업, ESG 경쟁력 주목 받는다…‘큰 손’ 금융지주 투자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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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줄 마른 스타트업, ESG 경쟁력 주목 받는다…‘큰 손’ 금융지주 투자 늘려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9.07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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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국내 스타트업 투자액 전년 대비 72.7% 감소
글로벌 긴축 따른 영향…8분기 만에 하락세 진입
‘큰 손’ 4대 금융지주, ESG 스타트업 지원 늘려
신한금융, ‘ESG 투자조합 제1호’ 결성…ESG 평가 연계
[출처=Unsplash]

국내 스타트업으로 흐르던 돈줄이 마르고 있다. 올 초부터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시장 유동성이 쪼그라든 영향이다. 지난 7월 국내 스타트업 투자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70% 하락했다. 올 2분기 벤처 투자금은 2020년 이후 8분기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기간 중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은 오히려 투자를 늘렸다. 상반기 금융권 벤처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약 3배(+185%) 증가했다. 주축인 4대 금융지주는 최근 ESG 스타트업 지원을 늘리고 있다. 이달 ESG 평가기준을 투자조건으로 내건 벤처펀드가 출시되는 등 ESG가 새로운 경쟁요인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7일 조성한 ESG 투자조합 펀드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펀드”라며 “ESG 업종을 선발하기보다 ESG 평가기준에 부합한 기업을 선별해 지원하는 구조다. 이번 펀드를 시작으로 후기단계 투자펀드 등을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돈맥 막힌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7월 투자금 전년대비 70% 하락


2022년 2분기 기준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추이. [출처=크런치베이스]

국내 스타트업으로 흐르던 투자금이 줄고 있다. 스타트업 민관 협력네트워크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스타트업 총 투자건수와 금액은 각각 135건, 8369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과 비교해 투자건수는 19건 증가했으나 투자금은 2조2290억원(72.7%) 급감했다.

중소벤처기업부,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벤처 투자금액은 총 4조61억원이다. 역대 최고치이나 2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년 대비 4.2%(794억원) 감소했다. 벤처투자액이 감소세로 돌아선 건 8분기 만에 처음이다.

이러한 벤처투자 경색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스타트업 전문 시장조사기관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올 2분기 글로벌 벤처투자액은 1200억 달러로 전년 동기(1659억 달러) 대비 27% 하락했다. IPO(기업공개) 시장둔화 등에 후기단계 투자금액이 전년대비 38% 하락했다.
 
글로벌 긴축기조에 스타트업으로 흐르던 유동성이 쪼그라든 영향이 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1월 이후 기준금리를 2.25%p 인상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코로나19 이후 40% 증가한 미 통화공급량(M2)은 최근 6개월간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국내에서 남은 유동성은 대부분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 지원으로 모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소상공인을 향해 남은 모든 재원을 끌어모으고 있다. 스타트업은 자연스레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투자 냉각기가 불가피하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4대 금융지주, ESG 스타트업 지원 늘려…ESG 네거티브 접목한 펀드 나와


지난 7월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제3회 신한 스퀘어브릿지 ‘Hero IR-Day’에서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사진 두 번째 줄 다섯 번째)과 한화진 환경부 장관(사진 두 번째 줄 네 번째), 수상자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신한금융그룹]

이 가운데 시중은행 등 국내 금융기관은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금융기관 출자금액은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총 1조1186억원으로 전체 출자분 중 4분의 1(25.1%)을 차지한다.

이러한 투자주축인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벤처투자에서 최근 강조하는 분야는 ESG다. 기존 ESG 사업과 연계할 수 있으며 환경분야의 경우는 성장성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지주사는 자체 ESG 스타트업 전문 지원프로그램부터 투자펀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 초기 단계라면 이들 지주사가 운영하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노려볼 만하다. 초기 프로젝트 지원금, 네트워크 구축부터 투자 유치지원을 받을 수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0월 ‘디노랩’ 제2센터를 개소하고 ESG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신한 스퀘어브릿지’ 대구, 제주 거점에서 ESG 스타트업을 전문 양성한다. 

ESG 스타트업 전문 투자펀드를 운용하는 지주사도 있다. KB금융은 지난 2018년부터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과 ‘KB사회투자펀드’를 운용한다. 매년 200억원씩 5년 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벤처 등에 투자한다. 신한금융은 지난 7월 500억원 규모의 ‘ESG 전략펀드’ 결성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7월 개최한 제3회 신한 스퀘어브릿지 ‘히어로 IR(기업설명) 데이’에서 ESG 전략펀드를 통해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 업체 '원광에스앤티’, 폐타이어 활용 친환경 재생카본블랙 생산업체 '엘디카본'에 각각 30억원, 20억원의 투자확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ESG 평가기준을 적용한 벤처투자 펀드도 나왔다. 신한금융은 7일 ‘신한 스퀘어브릿지 ESG 투자조합 제1호’ 펀드를 결성했다. 총 330억원 규모의 초기단계 투자펀드로 ESG 평가를 접목했다. 투자리스트에 오르기 위해선 ESG 평가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일종의 네거티브 스크리닝 방식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업력이 짧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환경(E), 사회(S) 이슈보단 거버넌스(G) 평가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스타트업 투자는 성장 단계에 따라 구분된다. 이번은 초기용 펀드로 첫 시작이라 할 수 있다. 후기 펀드 등을 출시하며 점차 ESG 기준을 적용하는 펀드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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