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인수, 리스크 키울 수 있어
사모펀드 관련 제재 변수 될까
우리금융이 대내외 경기둔화 우려에도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큰 변화를 주는 대신 손태승 회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주며 안정성을 높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26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3분기 899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한 것이다.
우리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66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해 작년 연간 누적 순이익을 넘어섰다.
우리금융은 3분기 실적 개선은 향상된 이익 창출력과 안정적 리스크관리 역량이 더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이날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내년에도 국내외 불확실한 경제 여건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내년 경영계획은 내실 경영 및 리스크관리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이 컨퍼런스콜에 직접 나서 내년 경영계획을 설명한 것을 놓고 업계에서는 연임을 위한 포석을 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금융지주의 회장은 컨퍼런스콜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 회장이 연임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는 의견도 뒤를 따른다. 손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한편 손 회장이 당면하고 있는 과제도 있다.
손 회장은 그동안 증권사 인수에 대한 의지를 내비쳐왔으나 자본비율이 내려간 상황에서 증권사를 인수한다면 위험가중자산이 늘어 자본비율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자본비율이 하락하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흔들릴 수도 있다. 위험가중자산 증가율은 이미 상반기에 9.8% 증가하기도 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는 서두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자기자본 2조원, 위험가중자산 20조원의 여력 안에서 중형증권사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는데, 증권사를 인수하면 증권사의 위험가중자산이 금융지주의 지표에도 포함돼 우리금융의 입장에선 큰 리스크를 짊어지게 된다.
더불어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제재가 완전히 매듭지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도 관심사다. 금융위는 지난 21일 라임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4차 안건 소위원회를 개최했지만 손 회장에 대한 제재안을 놓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손태승 회장이 그동안 안정적으로 우리금융을 이끌어 왔다"면서 "증권사 인수에 대한 의지와 사모펀드 관련 제재는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