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회사 3분기 누적 실적 반토막
KB증권, 임기 4년 차…인적쇄신 전망 나와
신한투자증권, 사모펀드·노조반대 변수
KB증권, 신한투자증권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들 대표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글로벌 긴축 여파로 두 증권사 실적은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각각 52.5%, 50.3% 감소했다.
다만 전반적인 업황 둔화를 고려할 때 실적이 연임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란 목소리가 크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 기준 국내 9대 증권사는 전년 대비 43.57% 감소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실적 하락 폭에서 의미있는 차이를 보기 어렵다.
문제는 세부 실적이다. KB증권은 2019년부터 박정림·김성현 투톱 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박 대표가 자산관리(WM)를 비롯한 세일즈앤트레이딩, 경영관리 부문을 맡고 김 대표가 기업금융(IB)과 홀세일, 글로벌 사업 등을 담당하는 구조다.
박 대표가 맡은 WM부문은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8년 60조원대인 리테일 고객자산은 2020년 100조원을 돌파했다. 3분기 기준 121조원이다. 김 대표가 주관하는 IB 부문은 올해 날개를 폈다. 3분기 블룸버그 및 거래소 기준으로 전체 IB 사업부문(DCM·ECM·M&A·인수금융)에서 업계 1위를 석권하는 ‘쿼드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두 대표가 모두 임기 중 소기의 성과를 냈지만 KB금융그룹 계열사 대표임기가 통상 4년이라는 점이 변수다. 두 대표는 이미 한 차례 연임을 한 상태다. 3분기 KB금융이 3년 만에 신한금융지주에 1위 자리를 내주면서 인적쇄신 카드를 꺼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3월부터 김상태 대표가 합류하면서 KB와 같은 투톱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영창 대표가 주로 WM, 리테일 영업채널을 맡고 김상태 대표가 IB 및 기업금융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대우증권 WM부문 대표(부사장)를 맡았던 이 대표는 2020년 ‘라임사태’ 소방수로 투입됐다. 취임 후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 등 조직쇄신에 나섰고 이 성과를 인정받아 작년 1년 중임에 성공했다. 또 취임 두 해(2020, 2021년) 동안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해내기도 했다.
IB부문 총괄은 김 대표가 맡게 됐지만 임기 중 초대형 IB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지난 3월 자기자본을 5조원대로 끌어 올렸으며 3분기 사옥 매각을 통해 이를 5조원 중반대까지 확대했다. 최근 사명을 변경하는 등 전사적 혁신 한가운데에 서면서 연임이 유력하다고 점쳐진다.
다만 변수는 14일 금융당국 분쟁조정 결과가 나온 독일 헤리티지 사모펀드 사태다. 신한투자증권은 전체 금융사 중 가장 많은 3800억원 어치를 판 책임을 지고 있다. 임기 전 일으로 이 대표는 직접적 관련이 없지만 연임여부를 한 달 앞둔 가운데 이를 결정하는 지주사 측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월 노조에서 라임펀드 사태 해결에 소극적이라는 이유 등으로 이 대표 퇴출 투쟁에 나선 점도 또 다른 부담요인 중 하나다.
이에 대해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독일 헤리티지 펀드는) 임기 중에 있었던 일이 아니라서 크게 연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결국 이사회 결정으로 확실한 건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덧붙여 "(노조 측의 입장과 달리)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잣대는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이 대표가 취임한 이후 선보상 및 피해조치가 빠르게 이뤄진 측면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