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10개국 해외 점포장과 신년간담회 개최
글로벌 시장 두각 위해 디지털 초격차 이뤄내야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대출·예금 규제로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린 탓에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금융지주들이 등장하고 있다.
하나금융과 농협금융은 올해 가장 중요한 과제로 '글로벌 진출'을 내걸고 이를 위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두 금융그룹이 글로벌 사업 확장을 이뤄내며 우리나라 금융권에 해결책을 제시할지를 놓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금융지주들이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성장의 한계치에 다다랐다고 판단해 글로벌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다만 글로벌 시장은 코로나와 분쟁 등 다양한 리스크가 존재하는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하나금융과 농협금융은 올해 글로벌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겠다는 공격적인 의지를 천명했다.
먼저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8일 ‘하나금융그룹 출발 2023 : One Spirit! 세계를 미래를 하나로!’를 개최하고 주요 전략 과제로 '글로벌 위상 강화'를 제시했다.
하나금융그룹은 글로벌 위상 강화를 위해 ▲글로벌 25개 지역, 206개 네트워크에서의 지역별ㆍ업종별 차별화 전략 ▲해외M&A(인수ㆍ합병) 등 글로벌 영토 확장을 추진한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국내에서 잘 하고 있는 IB, 자금, 자산관리 등 우리만의 강점과 노하우가 명확한 분야를 기반으로, 해외로 진출해 핵심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를 반영해, 단순히 투자 유망지역이 아닌, 지역별, 업종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M&A와 디지털 금융을 통한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여, 우리의 글로벌 위상을 공고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지주 역시 지난 27일 이석준 회장의 주재로 농협금융 10개국 21개 해외 점포장과 신년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농협금융은 글로벌 중점추진사업으로 ▲해외점포 경쟁력 강화 ▲지속성장 동력 확보 위한 전략투자 및 디지털 사업과 연계한 신사업 추진력 강화 ▲글로벌 인력 전문성 확보를 위한 인력관리체계 강화 ▲대외 신인도 제고를 위한 글로벌 협력체계 확대를 선정하고 힘을 쏟기로 했다.
이 회장은 "올해는 농협금융의 글로벌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첫 해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인력관리체계 정비에 관심을 갖고 추진해 전문성을 강화함으로써 타금융그룹과 차별화된 금융을 구현해 달라"고 주문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4월에 NH투자증권 런던법인을 개설한 뒤 농협은행 북경지점과 시드니지점을 열며 해외 네트워크를 10개국 21개로 확대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두 금융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점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디지털 역량 부문에서 '초격차'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해외 금융사들은 디지털 부문에서 취약점을 보이고 있는 만큼 하나금융과 농협금융이 디지털 경쟁력을 높인다면 빠르게 해외 입지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H금융연구소는 "올해 글로벌 금융산업은 저비용 신성장을 위해 디지털 전환이 불가피하고 신기술의 선제적인 도입 및 대응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2023년은 첨단기술을 적극 활용해 지속가능한 금융 산업을 위한 비용 구조 개선 및 신성장 동력 마련의 해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이익비중을 40%, 농협금융은 2030년까지 글로벌 이익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다. 다만 이같은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에 산재한 불안요인들이 해소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뒤를 따르고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과 농협금융이 글로벌 이익비중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밝히긴 했지만 현재 상황이 긍정적이라고 바라보긴 어렵다"면서도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포화상태에 놓여 있는 만큼 디지털 초격차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