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돼...매크로 제재 함께 이뤄져야
자동 사냥을 지향하며 유저의 편의성을 중요시하던 엔씨 '리니지W'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수동 조작 요소를 하나둘 추가하고 있는 엔씨의 의도를 놓고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엔씨 '리니지W'에 수동 조작을 요구하는 콘텐츠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엔씨는 최근 '깜짝 퀴즈' 시스템을 도입한 데 이어 '뒤틀린 지하 감옥' 콘텐츠를 추가했는데, 이 둘은 모두 수동 조작을 요구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놓고 엔씨가 매크로를 근절하기 위한 수를 뒀다고 풀이한다. '깜짝 퀴즈'의 경우 특정 상황에서 제시된 문제의 답을 입력해야 하는 시스템인데, 일정 횟수 이상 오답을 입력할 경우 게임을 이용하는 데 일정 시간의 제한이 발생해 매크로를 잡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뒤틀린 지하 감옥'은 반대로 매크로를 잡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매크로를 사용하지 않는 일반 유저에게 유리함을 주기 위한 콘텐츠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던전에 입장한 후에는 5분 동안 온전히 수동 조작을 해야만 경험치와 아이템을 얻을 수 있어 매크로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당 콘텐츠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경험치를 제공해 일반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W' 매크로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유저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사냥터들은 매크로 캐릭터들이 장악하고 있어 일반 유저들의 사냥이 불가능한데다 이벤트 참여마저 매크로 유저들 때문에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수동 조작 콘텐츠를 추가하는 것이 매크로를 잡는 데 큰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매크로 유저들에게 영구 정지 등 제재를 펼치지 않는 한 수동 조작 콘텐츠로는 매크로를 줄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유저들 사이에서는 엔씨가 매크로 계정들에 대해 적극적인 제재를 펼치기를 원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엔씨 측에서는 증거를 수집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매크로 계정 제재를 한번에 펼치는 일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매크로 계정을 대량으로 제재하는 과정에서 일반 유저들이 매크로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정지를 당할 수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엔씨는 향후에도 수동 조작 콘텐츠를 늘리며 매크로 계정에 불이익을 주는 방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런 장치는 매크로 유저와 일반 유저 사이의 스펙 격차를 넓힐 수 있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만 수동 조작 콘텐츠는 자동 사냥에 익숙해진 유저들에게 불편함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모바일 게임 유저들은 대다수가 자동 사냥을 켜둔 채 방치형으로 캐릭터를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수동 조작 콘텐츠에 거부감을 느껴 게임 플레이를 중단하는 유저들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동 조작 콘텐츠를 늘리면서 매크로 계정과 일반 유저 사이의 격차를 늘리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매크로 계정들도 손쉽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매크로 계정 대량 제재와 수동 조작 콘텐츠 추가가 함께 이뤄져야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