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국내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시장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가 올해안으로 PHEV모델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차가 국내에 PHEV모델 출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시장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출시를 강행하는 이유는 첫째, 자사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 둘째, 종합 자동차 메이커로써의 기술력 및 포트폴리오 확보 등이 꼽히고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그랜저, 소나타 등 핵심 모델중 최소 한모델 이상이 PHEV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현대자동차가 그랜저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공개하면 국내 PHEV시장도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가 현대차이기 때문이라는 점이 가장 크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자동차 점유율 70%대를 꾸준히 유지할 정도로 절대강자다.
현대차, PHEV 모델 1호는?...그랜저 산타페 등 유력하게 거론
그랜저의 경우 2026년형 페이스리프트에서 PHEV 모델을 추가할 것을 작년부터 예고했었고 산타페 PHEV 국내 출시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PHEV는 전기차처럼 외부 충전이 가능한 형태의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전기차에 비해 배터리 용량이 작아 폭발 및 화재 이슈에 덜 민감하면서도 기존 하이브리드보다 높은 연비가 주 무기다. 현대차의 2026년형 PHEV는 전기 충전으로 최대 100km의 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기대가 크다. 이는 기존 도요타, BMW의 PHEV 모델이 40km에서 70km의 전기주행거리를 내고 있는 것을 훨씬 웃도는 효율이다.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이미 일정 부분 자리 잡고 있다. 2023년 3분기 PHEV차량의 글로벌 판매량은 161만대로 전년 동기대비 5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늦어지며 PHEV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의 2세대 PHEV가 기대만큼의 고효율을 달성한다면 기존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국내 시장 동향은 다르다. 2021년 PHEV 차량에 대한 보조금이 끊기면서 국내 수요는 줄어드는 추세다. 2023년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PHEV는 총 23종으로 모두 수입차였다. PHEV 판매량은 2021년 1만9701대, 2022년 1만3114대, 2023년 9649대 등 매년 줄고 있다.
2021년 PHEV에 지급되던 보조금이 폐지되면서 비싼 가격 대비 PHEV가 가진 한계들이 명확해졌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PHEV 차량은 동급 하이브리드 차량에 비해 500만원에서 1000만원 가량 가격이 높다. PHEV는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에 비해 배터리가 커서 차체가 무겁고 내부 기관이 복잡해 관리가 비교적 어렵다. 또한 전기차와 동일하게 충전 인프라 부족 이슈가 PHEV 차량에도 적용된다.
PHEV의 작은 국내 시장 규모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가 2세대 PHEV기술개발에 투자하는 데에는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는 현황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리드가 전기차 전환 패러다임의 완충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PHEV 기술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랜져 PHEV 모델의 국내 출시 가격은 아직 공개된 바 없지만 현대자동차의 2세대 PHEV 기술이 기존 시장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만큼 매력적일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