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성공하면 OK저축은행 자산 업계 1위로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한다. OK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이 가진 인천권과 경기권의 네트워크를 통해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선 상상인저축은행의 부실이 지난해보다 더 심각해진 탓에 OK금융이 업계 예상보다 더 낮은 가격대로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업계 1위 자산 규모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OK저축은행의 영업권이 확대되기 때문에 여러모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2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OK금융은 다음 달 삼일회계법인 자문을 받아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첫 단계인 실사에 돌입한다.
실사 후 가격 협상에 성공하면 인수 절차에 들어가게 될 예정이다. 다만 상상인그룹의 다른 저축은행인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인수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우리금융이 지난해 10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먼저 추진한 바 있다. 우리금융은 충북권에 한정된 영업구역을 극복하기 위해 경기권에 집중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했지만 인수 가격에 부담을 느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우리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가격으로 2000억원 정도를 제시했지만 상상인저축은행 측의 매각 가격은 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OK금융은 이번에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우리금융이 제시한 2000억원보다 더 낮은 가격대에 거래를 체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상인저축은행의 부실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으로 인해 업계 내 최하위 수준의 자산건정성을 보이고 있고, 올 상반기 8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 역시 10.45%를 기록하는 등 금융감독원의 권고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OK저축은행의 자산은 업계 1위 SBI저축은행(13조8800억원, 6월 말 기준)을 넘어서게 될 전망이다. OK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3조3200억원(6월 말 기준)인데, 상상인저축은행의 자산 2조5900억원을 합하면 1위로 올라서게 된다.
OK금융그룹은 최근 한양증권 인수에 10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하기로 했고, 지난 3월엔 DGB금융지주의 최대지주가 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상상인에 저축은행 계열사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보유 지분을 10% 이내로 줄이라는 매각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상상인은 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해 왔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지분은 상상인이 100% 보유하고 있고 상상인의 대주주는 지분 23.3%를 보유한 유준원 대표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