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신한·우리은행, 모임통장·우대금리로 고객유치 경쟁
- 예대금리차 축소에 수익성 악화...NIM 하락세 지속
![4대 시중은행 [제공=각 사]](/news/photo/202502/323633_367623_452.jpg)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시중은행들의 저원가성 예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예대금리차 축소로 수익성 압박이 가중되자 KB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고객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5대 시중은행(NH농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집계 결과, 지난 13일 기준 요구불예금과 MMDA 등 저원가성 예금 잔액이 613조972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말 대비 17조원 감소한 수준으로, 1월 말과 비교하면 2주 만에 13조4000억원이 이탈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앞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범위인 3.8% 내로 관리하겠다"면서도 "지방은행에는 지역 경제 상황을 고려해 더 높은 증가율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저원가성 예금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삼성금융과 제휴를 맺고 실시간 입출금 서비스와 통합자산관리 플랫폼을 구축해 MZ세대 고객층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모임통장 활성화를 위해 연 2%대 금리의 파킹통장 기능을 추가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신한은행은 'SOL 모임통장' 서비스를 전면 개편하며 모임통장 공격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모임 장소 예약과 정산 기능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새 뱅킹 앱 '뉴원뱅킹' 출시와 함께 모임통장 기능을 신설했으며, 모임비 자동이체와 회비 알림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급여이체 실적과 카드 사용액에 따라 최대 연 4%대의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하며 안정적인 고객 기반 확보에 나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주식과 코인, 금 등으로 투자 자금이 이동하면서 요구불예금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며 "예대금리차 축소 상황에서 수익성 방어를 위해서는 조달비용 절감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작년 3분기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은 517조3175억원으로, 3개월 만에 6조6541억원이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3조1062억원(2.37%)으로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고, KB국민은행 3조723억원(1.98%), 하나은행 2조3278억원(1.94%), 우리은행 1조9412억원(1.57%) 순이었다.
이는 은행의 수익성 지표 하락으로 이어졌다. 하나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작년 3분기 1.47%로 1분기 대비 8bp 하락했으며, KB국민은행은 6bp 내린 1.62%, 신한은행은 5bp 하락한 1.65%, 우리은행은 4bp 하락한 1.46%를 기록했다.
금융권 전문가는 "저원가성 예금 확보는 은행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올해 은행권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