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처음부터 차별화”…하반기 플랫폼 집중
케이뱅크, 11월 IPO 준비…‘오픈니스 전략’ 나서
인터넷은행 대표주자 카카오뱅크가 성장성을 의심 받으며 주가 낙폭을 키우고 있다. 상장 첫날 은행주 시총 1위를 차지한 카카오뱅크는 지난 1일 주가가 3만원선 아래로 떨어졌다. 전년도 최고가 대비 70% 추락이다. 이러한 상황에 같은 인터넷은행사인 케이·토스뱅크에 대한 성장성 의심도 커진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를 둘러싼 시장우려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다. 대부분 ‘플랫폼’이 아닌 ‘은행’에 치우친 시선”이라며 “모바일·비대면금융이 일상화되며 인터넷은행이 갖는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는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카카오뱅크 고점대비 주가 70% 떨어져…“플랫폼 경쟁력 건재하다”
카카오뱅크 주가가 지난 1일 2만8450원에 거래되며 처음으로 3만원선 아래로 내려갔다. 작년 최고가(9만4400원) 대비 약 70% 하락한 가격이다. 성장성에 대한 의심이 짙어진 가운데 최근 증권가에서 나온 매도리포트 영향이 컸다.
DB금융투자는 지난 달 29일 “카카오뱅크의 성장 속도가 하락하는 점은 분명하다. 회사측이 강조하고 있는 플랫폼 수익도 은행의 비이자이익과 큰 차별성이 없다”라며 카카오뱅크 적정주가로 2만6400원을 제시했다. 당시 주가대비 27% 하향된 가격이다.
DB금융투자는 이마저도 “은행업종 대비 5배 높은 보수적이지 않은 수준”에서 책정됐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1분기 대출증가액이 전분기 대비 8배 낮은 1000억원에 그쳤고 플랫폼 수익도 당국규제, 초기효과 희석 등에 성장성이 불투명해졌다는 게 주요 이유다.
다만 이러한 분석을 바라보는 인터넷은행 업계 입장은 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당 리포트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 기존 금융권에 갇힌 시각이다”라며 “특히 플랫폼에 대한 분석이 아쉽다. 모바일, 비대면 일상이 확대되며 장기적으로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성장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플랫폼의 영향력은 타사 제휴처를 얼마나 끌어올 수 있느냐에 달렸다”라며 “이 관점에서 카카오뱅크는 제휴점유율이나 유지율 측면에서 플랫폼 영향력이 건재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지난 5일 카카오뱅크 임원진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 1만3000여 주를 장내 매수했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전략책임자(CSO)가 1만주, 유호범 내부감사책임자가 3258주를 매수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최근 시장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으며 기업가치를 높이고자 내부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라고 말했다. 7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31750원으로 4일 저가대비 9.6% 올랐다.
카카오뱅크 ‘속 빈 강정’ 평가에 타사 반응은…“처음부터 전략방향 달라”
인터넷은행 대표주자인 카카오뱅크가 성장성을 의심 받자 동종업계 케이뱅크, 토스뱅크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도 커진다. 특히 올해 IPO(기업공개)를 앞둔 케이뱅크의 고심이 깊다. 다만 두 은행은 카카오뱅크와 다른 차별화 전략을 취해왔다고 입을 모았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출시 상품만 비교해도 카카오뱅크 뿐만 아니라 모든 은행과 차별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라며 “신용평가 시스템에서도 TSS(토스 스코어링 시스템)를 통해 중·저신용자 26%를 고신용자로 재평가하는 등 차이가 뚜렷하다”라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연 2% 금리 수시입출금 통장, ‘지금 이자받기 서비스’ 등 기존 금융권과 다른 행보를 걸어왔다. 그 결과 전달 기준 가입자 수 360만명을 넘겼다. 토스뱅크는 하반기에도 고객혁신 측면에서 플랫폼 부문에서 다양한 시도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장을 준비하는 케이뱅크는 카카오, 토스 등 대형플랫폼을 등에 업은 경쟁사와 전략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대형 플랫폼을 갖춘 경쟁사에 비해 케이뱅크는 몸집이 가볍다. 그만큼 업비트, 동행복권, 당근페이 등 업권에 국한되지 않은 제휴 자유도를 통해 폭넓은 고객접점을 가지고 있다”라며 “이러한 ‘오픈니스 전략’이 타사와 다른 차별화 지점”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르면 11월 상장이 예측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케이뱅크 가치는 6~8조원으로 추정된다.
동 관계자는 “최근 예비상장 기업들이 공모를 철회하는 등 IPO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라며 “다만 케이뱅크는 흑자를 지속적으로 실현하고 있으며 수익성과 성장성도 높게 평가 받는다. 얼어붙은 IPO시장을 다시 녹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