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사상 최대 실적 거두고 건전성 ‘흔들’…왜?
상태바
4대 금융지주, 사상 최대 실적 거두고 건전성 ‘흔들’…왜?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8.24 16: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대 금융, 상반기 BIS비율 3% 하락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본확충 분주
경기침체 우려 등에 불확실성 여전
금리인상 여파에 자본조달금리도 높아져

역대 최대실적을 거둔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이들 지주사의 합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으나, 핵심 건전성 지표인 BIS자기자본비율은 반대로 3% 내렸다. 자기자본보다 위험자산 증가속도가 더 빨라진 영향이다.

이러한 배경에 4대 지주는 신종자본증권 발행, 주식매각 등을 통해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다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경기침체 우려, 대출금리 인하압박 등에 하반기 전망이 어두워졌으며 높은 조달금리 수준에 채권발행마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현재는 BIS비율이 더 내려가지 않도록 유지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최근 지주사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금리가 연초 대비 1~2% 더 높아졌다. 자본조달비용은 높아졌는데 대출이자는 더 낮춰야하는 상황에 어려움이 크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4대 금융지주, BIS비율 6개월 만에 42bp 하락…위험자산 늘고, 자기자본 줄고


4대 금융지주의 자본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4대 금융지주 BIS비율은 15.4%다. 지난해 말(15.82%)과 비교해 42bp(1bp=0.01%p) 하락했다.

지주사별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곳은 우리금융그룹이다. 전년 말과 비교해 82bp 내렸다. 2분기 기준 14.23%다. 다음으로 하나금융(15.86%) 43bp, 신한금융(15.87%) 33bp, KB금융(15.64%)이 13bp 하락했다.

BIS자기자본비율(BIS비율)은 국제결제은행이 권고하는 대표 건전성 지표다. 금융사가 보유한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뜻하며, 이 비율이 높을수록 위험을 흡수할 자본여력이 높다고 본다. 

코로나19 이후 대출자산이 증가하며 자연스레 위험가중자산이 불어났다. 4대 금융지주의 위험가중자산은 2분기 1000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총 1044조5416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47% 늘어났다. 마찬가지로 가장 증가 폭이 큰 곳은 우리금융(+9.6%)이었다.

반면 당기순익 증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에도 자기자본은 더디게 올랐다. 같은 기간 5% 증가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금리를 인상하며 이들 지주사가 보유한 채권, 주식 등 금융자산 손실이 커진 영향이다. 2분기 합산 기타포괄손실액은 9조원을 넘는다. 전년 말 대비 약 3배 늘어났다. KB금융의 손실액이 약 3조원(297%)으로 가장 컸다.


금융당국 “1차 방어선이란 책임감 다하라”…자본확충 나서나, 불확실성 여전


지난 달 열린 금융위원장-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발언하는 모습. [출처=금융위원회]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자 금융당국은 자본확충을 권고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서 “금융지주가 스스로 시장의 1차 방어선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예상 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충당금 적립과 자본 확충 등을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배경에 지주사들도 자기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일차적으로 만기가 없거나 길어 자본으로 인정받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추세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이달 각각 신종자본증권 5000억, 40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앞서 하나, 우리금융도 각각 4000억, 3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손실이 큰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우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19일 카카오뱅크 보유지분 3%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처분했다. 총 4237억원 어치다. 주가가 떨어지며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18일 기준 연초 이후 47% 내렸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경기침체 우려, 대출금리 인하압박 등에 하반기 실적전망이 어두워졌다. 여전한 글로벌 긴축기조에 금융자산 손실규모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또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외화대출잔액과 함께 위험가중자산도 자연스레 확대될 전망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지시에 대출금리를 낮췄고, 주주권을 보장하기 위해 분기 배당금, 자사주매입 등의 조치를 시행했다. 이 가운데 건전성 유지를 위해 자본을 추가로 확충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라며 “우리나라 금융회사가 겪는 딜레마”라고 설명했다.

같은 관계자는 “최근 자본확충을 위해 지주사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채권 이자가 어마어마하게 올랐다. 원·달러 환율도 높아져 외화채권 발행비용은 더 높아졌다”며 “현재 14~15%인 BIS비율을 적당한 수준으로 보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더 내려가지 않도록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