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수준 경기침체"...대형마트들, '수익성 확보'로 전략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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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수준 경기침체"...대형마트들, '수익성 확보'로 전략 선회
  • 이용준 기자
  • 승인 2022.10.12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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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RBSI' 대형마트 전년동기대비 10포인트 하락
고물가·고금리 상황 속 내년 경기전망 더 악화 우려
대형마트업계, 투자보다 내실 통해 수익성 개선

물가상승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하반기 경영전략을 ‘수익성’ 개선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물류효율화에 나섰고 홈플러스는 점포 매각과 리뉴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소재 한 대형마트 내부 전경[사진=이용준 기자]
서울 소재 한 대형마트 내부 전경
[사진=이용준 기자]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4분기 유통업계 경기전망지수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대형마트는 76으로 집계돼 전 분기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9년 1분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73)와 비슷한 수준이다. 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 소매유통업이 직전 분기 보다 전망이 좋다는 의미다.

대형마트는 경기침체 객수 감소와 객단가 하락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또 물가상승 기조 속에 반값 상품 경쟁이 치열하지만 수익성 개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고물가·고금리 상황 속 소비심리 위축이 심화되면서 내년 경기전망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국제 곡물가격이 다시 오르면서 내년 식품가격 인상이 지속되면 말 그대로 ‘소비 냉각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마트업계는 투자를 축소하고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등 하반기 사업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사업 전망이 좋지 않은데다 투자유치도 어려워지자 내부 효율화를 통해 단기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올해 24개까지 늘리기로 했던 SSG닷컴의 대형PP센터를 12개로 하향 조정했다. 또 중소형PP센터 18개점을 통합하고 자동화율이 높은 대형PP센터로 이관하는 등 운영 효율성을 높인다. 이는 배송 역량을 수도권 등 핵심상권에 집중시켜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창고형 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트레이더스 홈세일 클럽’으로 변경하고 오는 2023년 1월부터 유료멤버십 ‘트레이더스 클럽’을 선보일 계획이다. 트레이더스 클럽은 스탠다드(연회비 3만원), 프리미엄(연회비 7만원) 등으로 구성돼있다. 당초 트레이더스는 무료멤버십을 통해 가성비 할인점을 추구해왔지만 수익성개선을 위해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도 올해 상반기부터 배송차량을 약 23% 감차하고 롯데온 물류효율화 작업에 나섰다. 지방 점포 차량을 조절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 롯데마트 인원을 축소해 실적방어를 위한 인력 효율화 작업에 나섰다. 실제 상반기 롯데쇼핑 직원수는 2만67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2만1752명) 5% 줄었다.

이밖에 홈플러스는 점포 매각과 동시에 리뉴얼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부산 가야점, 대구점, 대구 스타디움점, 대전 탄방점과 둔산점, 안산점 등에 대한 매각을 진행했다. 최근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재무건정성이 악화되자 점포 매각을 통해 부채비율 줄이기에 나선 것. 반면 주요 상권은 점포 리뉴얼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신선식품 등 상품 경쟁력에 집중해 수익성 개선에 총력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대형마트업계 관계자는 12일 <녹색경제신문>에 “올해 온라인사업과 리뉴얼 작업에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면서 재무 부담이 어느 정도 작용했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면서 “내년에는 경기 불확실성이 큰 만큼 수익성 확보를 위해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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