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취임사 대신 '뉴 삼성' 비전 방향 밝혀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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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취임사 대신 '뉴 삼성' 비전 방향 밝혀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 만들자"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2.10.27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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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이사회, 27일 이재용 회장 승진 의결...사전 예고없이 안건 올려
- 별도 취임식 및 취임사 없어...사내 인트라넷 '미래를 위한 도전' 글로 대신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듭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뉴 삼성' 비전의 방향성을 언급했다.

이재용 회장은 별도 취임식과 취임사 없이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2대 이건희 회장에 이어 3대 회장에 등극한 것.

삼성전자는 2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재용 회장의 승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는 3분기 경영실적을 보고받는 자리였지만 이재용 회장 승진 안건도 사전 예고없이 함께 논의했다.

이재용 회장 승진 안건은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발의했다. 삼성전자 이사회 측은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 같이 의결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이병철 삼성 창업주-2대 이건희 회장-3대 이재용 회장

이재용 회장은 지난 25일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주기를 맞아 전·현직 삼성 경영진 300여 명 앞에서 밝힌 소회를 사내 인트라넷에 공유하는 것으로 취임사를 대신했다. 

이재용 회장은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끊임 없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기업,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업이 미래의 삼성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회장은 “최근 글로벌 시장과 국내외 사업장들을 두루 살펴봤다"며 "절박하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고 현재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과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어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가야 한다”며 “더 과감하게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재용 회장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

이재용 회장이 삼성 직원들과 인증샷 사진을 찍고 있다[자료 사진]

앞으로 ‘인재' 및 '기술'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재용 회장은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며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부연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예정된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 합병 의혹' 관련 재판 일정을 소화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르면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 행사에서 '뉴 삼성'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책임경영' 강화를 내세우며 회장직에 취임한 만큼 바이오,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친정체제 구축' 임원인사 및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다음은 이재용 회장이 사내 인트라넷에 밝힌 글 전문이다.

이재용 회장, 파나마법인 회의에 참석한 모습[자료 사진]

<미래를 위한 도전>

회장님께서 저희 곁을 떠나신 지 어느 새 2년이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회장님을 기리며 추모해 주셨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회장님의 치열했던 삶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집니다. 선대의 업적과 유산을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게 제 소명이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지난 몇년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그나마 경쟁의 대열에서 뒤처지지 않은 것은 여기 계신 경영진 여러분과 세계 각지에서 혼신을 다해 애쓰신 임직원 덕분입니다.

최근 글로벌 시장과 국내외 사업장들을 두루 살펴봤습니다. 절박합니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합니다.

돌이켜 보면 위기가 아닌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할 때입니다.

창업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입니다.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합니다.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합니다.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습니다.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냅니다.

최근에 사업장을 둘러보며 젊은 임직원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들은 일터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재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합니다. 도전과 열정이 넘치는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나아가면서도 상황 변화에 유연하고, 우리의 가치와 질서를 존중하면서도 다양성을 인정하는 개방적인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합니다.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합니다. 나아가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해야 합니다.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기업,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업, 이것이 여러분과 저의 하나된 비전, 미래의 삼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듭시다! 제가 그 앞에 서겠습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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