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로메드 판매중지 이어 세무조사 ‘치명타’…전문의약품 분야 침체 불가피
[녹색경제신문 = 강성기 기자] 리베이트 정국을 촉발시킨 고려제약이 연이은 악재로 역성장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온 고려제약이 뉴로메드 판매중지에 이어 세무조사, 불법 리베이트 등의 악재들이 이어지면서 앞길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1980년에 창립한 고려제약은 감기약 ‘하벤’ 등의 일반의약품과 간질, 뇌졸중, 파킨슨 등 중추성신경계(CNS)질환에 대한 전문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치매 치료제인 뉴로셉트, 에이디메드, 뉴멘타민을 주력으로 한 중추신경계 의약품들이 지속적으로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부문에서는 신제품 및 특수의료용식품 등을 출시하여 회사의 성장 동력으로 키워 나가고 있다.
고려제약은 2015년부터 진행한 임상재평가 결과, 자사가 제조하는 ‘뉴로메드정’과 ‘뉴로메드시럽’, ‘뉴로메드정400mg’ 등 ‘옥시라세탐’ 제제 3개 품목이 효과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2월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판매중지 및 회수·폐기 명령을 받았다
회사는 혈관성 인지 장애 증상 개선에 사용되는 뉴로메드정으로 2021년에 107억 원, 2022년에 12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매출의 14% 안팎에 달하는 수치로, 향후 전문의약품 분야 매출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천세무서 법인세 정기조사 결과, 84억 6797만 원 규모의 추징세액을 부과 받았다. 이 금액은 자기자본의 9.99%로 회사손익에 큰 타격을 줬다.
고려제약은 이로 인해 지난해 200억 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 이번에 불법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고 있다. 모든 마케팅 활동이 침체에 빠질 수 있는 초대형 악재를 만난 셈이다.
고려제약 불법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경찰은 현재까지 2000만 원 이상 금품을 수수한 의사 14명과 제약사 관계자 8명 등 총 22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고려제약은 지난 5년 동안 매출과 영업이익이 공히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 555억 원이던 매출이 2020년 668억 원, 2021년 745억 원, 2022년 814억 원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억 원, 110억 원, 113억 원, 143억 원 180억 원으로 나타냈다.
지난 5년 동안 성장세를 보였던 실적이 올 들어 악화되고 있다. 경찰의 불법 리베이트 의혹 수사로 영업이 크게 위축된 탓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매출 193억 원, 영업이익 3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4.0%, 2.6% 각각 감소했다. 실적만을 놓고 볼 때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현재의 난국을 타개할만한 신사업이 전무하다는 데 있다. 바이오 R&D컨설팅 기업인 피케이엘바이오도 적자 누적으로 청산 절차가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제약이 지난해부터 이어온 연이은 악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올해 역성장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강성기 기자 re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