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관련 투자 금액 중 친환경 선대 확보에 12.7조원 투입
OCCS 등 선박 내 온실가스 저감 위한 기술 개발에도 투자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註)>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기후위기 대응과 국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해운 산업의 탈탄소화가 중요하다. 운항 중인 선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있지만, 해운 산업 자체가 글로벌 무역을 하는 다양한 기업들의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해운 산업의 탈탄소화는 직접적인 글로벌 탄소 규제를 받는 해운사 뿐만 아니라 선박을 이용하는 화주, 기업들에게도 중요해지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해운 산업은 중요하다. 특히 해운 산업은 수출 중심 국가인 대한민국의 핵심 산업 중 하나이며, 그 중심에는 국적 선사 HMM이 있다.
수출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대한민국 입장에서 HMM의 경쟁력은 곧 국가 경쟁력이 된다. 이제 해운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이루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는 '탈탄소'다. HMM은 다른 기업들이 통상적으로 2050년까지 넷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과 달리, 5년 앞선 '2045년 넷제로'를 선언했다.
2024년이 저물어가는 지금, 2045년까지 남은 시간은 약 20년이다. 향후 20년에 HMM과 대한민국 해운 산업의 경쟁력이 달려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2045년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HMM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HMM의 ESG 경영을 전담하는 유지연 ESG팀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유지연 팀장은 "HMM은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선진적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23조5000억원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며 "이 중 친환경 관련 투자 금액인 14조4000억원과 관련 각각 친환경 선대 확보를 위해 12조7000억원, 친환경 사업에 1조3000억원, 친환경 설비 투자에 4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HMM은 LNG 추진선 2척 확보, 메탄올 추진선 9척 발주 등 친환경 선박을 확충했다"며 "2030년까지 전체 선대(선박 건조 시설)의 35%까지 저탄소 선박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유지연 HMM ESG팀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HMM은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넷제로 목표보다 5년 앞선 '2045년 넷제로'를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특별히 목표를 5년 앞당긴 이유나 계기가 있을까요?
HMM은 글로벌 친환경 선사로의 도약을 지향하는 만큼,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려는 국제사회의 협의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차별화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자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제시한 목표보다 5년 앞선 2045년으로 HMM Net Zero 목표를 강화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전 세계적인 탄소 감축 노력에 적극 동참 하겠습니다.
Q. 해운산업의 탈탄소 과정에 있어 친환경 연료, 선박으로의 전환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HMM의 전략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HMM은 신규 수립한 2045 Net Zero 목표 달성을 위해 저탄소 연료 사용과 친환경 선박 확보를 포함한 세부 전략을 설정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2023년 GS Caltex와 협력하여 바이오연료 공급 인프라 구축에 관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으며, 다양한 저탄소 연료 도입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HMM은 LNG 추진선 2척 확보, 메탄올 추진선 9척 발주 등 친환경 선박을 확충했으며 2030년까지 전체 선대의 35%까지 저탄소 선박을 확보한다는 방침입니다.
Q.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한 연구개발(R&D)도 중요한데요. HMM이 신경 쓰고 있는 관련 기술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HMM은 에너지 효율 개선 설비 개발, 바이오 선박유 실증, 선박배출 온실가스 통합관리 기술 개발 등 다양한 친환경 연구과제를 관련부처 및 협력기관들과 함께 수행해 왔습니다. 친환경 연료 전환에 필요한 선사 요구 사항을 반영한 기술 개발과 자체 능력 함양, 연료 소모량 감축을 위한 에너지 효율 관리 기술 검토(Deep learning을 통한 과거 데이터 기반 최적 관리 고도화), 선박 친환경 기술 개발(선상 탄소 포집 장치, Air Lubrication System)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했으며, 선상에서 탄소를 포집하여 액화/저장하는 선상 탄소 포집 장치의 경우 최근 실제 운항하는 선박에 탑재하여 실증을 진행 중입니다.
Q. HMM에서 넷제로와 관련한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와 조직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넷제로 목표를 비롯한 HMM의 ESG 전략과 중장기 목표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검토 및 승인하고 있습니다. 이사회와 더불어 사내 경영진으로 구성된 ESG 경영협의회는 CEO를 위원장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포함한 ESG 주요 이슈를 논의하며, 협의회에서 선별된 중요 안건은 이사회에 보고됩니다. 특히 2024년 7월부로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설치하여 ESG 관련 의사결정 절차와 지배구조를 더욱 강화했습니다.
Q. 최근 HMM은 친환경 경영에 14조4000억원을 투자하고 2030년까지 저탄소 및 무탄소 선박을 약 70척까지 확보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투자 금액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쓰이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HMM은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선진적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23.5조원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 중 친환경 관련 투자 금액인 14.4조원과 관련해서는 각각 친환경 선대 확보를 위해 12.7조원, 친환경 사업에 1.3조원, 친환경 설비 투자에 0.4조원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Q. HMM의 탈탄소 전환을 이끄는 분으로서, 타 글로벌 해운사들과는 다른 HMM만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HMM은 성장과 온실가스 감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차별화된 Net Zero 전략을 수립했으며, 저탄소 선박 확보 및 연료 전환 뿐 아니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기술 개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산화탄소를 선박에서 포집하여 액화, 저장할 수 있는 탄소 포집 장치를 선박에서 활용하고자 국내 기자재 업체 및 조선소와 함께 OCCS(Onboard Carbon Capture System) 설치 관련 공동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HMM의 컨테이너선에 설치를 완료하고 실증 작업 중입니다.
또한 HMM의 선대 구성은 시장 평균 대비 신조선 비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에너지 효율이 높아 온실가스 배출이 상대적으로 낮은 효과가 있습니다. 이에 힘입어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 주요 화주, 포워더로 구성된 이니셔티브 Clean Cargo에서 공개한 항로별 집약도 배출량 기준, 2023년 전 구간 평균치 탄소집약도가 가장 낮은 선사로 선정되었습니다. 고효율 선대와 신기술 탑재 외에도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한 화주를 대상으로 특화된 Green Sailing Service를 제공하는 한편, 다양한 저탄소 연료의 장/단점을 분석하여 연료 공급망을 구축하여 저탄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입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