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과 점유율 격차 크게 줄어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업비트가 밈코인 상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초 밈코인을 놓고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했지만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밈코인 상장은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3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는 지난 7월 이용자보호법 본격 시행 이후 총 4종의 밈코인을 상장했다. 해당 밈코인은 브렛(BRETT), 페페(PEPE), 캣인어독스월드(MEW), 봉크(BONK)다.
업계는 업비트가 최근 밈코인 상장에 속도를 높이는 것을 놓고 의외란 반응이다. 지금까지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밈코인을 보수적으로 취급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밈코인 가운데서는 실체를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빗썸과의 점유율 경쟁이 접전으로 치닫자 업비트는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자들이 밈코인으로 몰려들며 밈코인 상장 없이는 점유율을 방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 업비트와 빗썸 사이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 24일 15%포인트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 상반기 업비트의 점유율이 90%에 근접했던 것을 고려하면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빗썸은 수수료 무료 정책을 내세워 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한편 다음달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가상자산 시장에 친화적인 태도를 유지해 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오르면서 비트코인도 크게 반등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초 8000만원선에서 이날 1억원 수준으로 약 2개월 만에 약 20% 상승했다. 같은 기간 밈코인 가운데 시총 규모가 가장 큰 도지코인은 130원대에서 237원대로 약 82%나 올랐다.
다만 업계는 업비트가 밈코인을 상장하는 것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비트는 우리나라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곳인 만큼 밈코인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다면 파장 역시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밈코인들을 살펴보면 발행 주체가 단기간에 토큰을 발행한 뒤 물량을 한번에 매도하고 떠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물론 업비트에 상장된 밈코인들의 경우 유통량 등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어 위험도가 낮지만 향후 다른 밈코인이 상장됐을 경우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업비트가 밈코인을 상장시키기에 앞서 충분한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의견도 뒤를 따른다. 업비트 측은 거래지원 심사 요건인 △발행 주체의 신뢰성 △이용자 보호장치 유무 △기술 보안 △법규 준수 여부 등 총 4가지에 근거해 상장을 진행하고 있단 입장이다.
그럼에도 업비트는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상장코인을 가장 많이 폐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업비트는 지난 2017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5대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가 공지한 416회의 거래지원 종료결정 가운데 38.2%에 해당하는 159회에 걸쳐 거래지원을 종료했다. 이 가운데 83.6%에 해당하는 133종의 가상자산이 업비트가 단독 상장한 후 종목을 폐지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밈코인을 적극적으로 상장하는 것은 업비트에게 점유율 방어 측면에선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면서도 "지속적으로 밈코인과 관련된 리스크를 관리하는 모습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