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매출 올린 중국산 게임... 韓 모바일 게임 위에 콘솔 통해 성장 동력 추가
[녹색경제신문 = 이지웅 기자] 2024년 서구권과 동양권에서 만든 게임들이 상반된 평가를 받으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게임사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차근차근 지평을 넓혀나가고 있는 중이다.
올 한 해 서구권에서 출시한 게임들은 기대를 한참 밑도는 성적을 올렸다.
유비소프트의 오픈월드 PvPvE 해적 게임 ‘스컬 앤 본즈’에는 최대 8억5000만 달러(한화 약 1조 1535억원)의 제작비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게임의 제작 기간이 10여년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싼 출시 가격과 지루한 반복 플레이 등의 단점이 부각되면서 누적 플레이어 수가 100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같은 회사에서 내놓은 ‘스타워즈: 아웃로’ 역시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예상 이하의 판매량을 올렸다.
소니 산하의 파이어워크 스튜디오에서 출시한 ‘콘코드’는 2주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해당 게임은 출시 첫 날 스팀 플랫폼에서 700만명 미만의 동시 접속자수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수치는 멀티 플레이 게임인 ‘콘코드’에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소니는 해당 게임을 위해 최소 2000억원 이상의 자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통적인 ‘게임 강국’ 일본에서는 ‘올해의 게임’ 후보로 거론되는 작품들을 연달아 출시했다.
상반기에는 ‘철권8’, ’용과 같이8’, ‘파이널 판타지: 리버스’ 등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IP들의 신작게임이 출시됐다. 이들은 각각 평점 집계 사이트인 메타크리틱에서 웹진 점수 90점, 89점, 92점을 기록했다. 특히 ‘철권8’과 ‘용과 같이8’의 경우 발매 한 달 만에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흥행에도 성공했다. 이는 해당 IP들 사상 가장 빠른 판매 속도다. 이와 함께 지난 8일 출시된 ‘사일런트 힐 2’도 해외 웹진으로부터 ‘최고의 공포게임’이라는 평가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한편 각종 게임사에서 첫 선을 보인 신규 IP 게임들도 이용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아틀러스와 바닐라웨어는 SRPG 장르의 진입장벽을 낮춘 ‘유니콘 오버로드’를 발매했다. 유려한 아트, 참신한 게임성이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아틀러스는 지난 11일 ‘메타포: 리판타지오’를 시장에 내놨다. ‘페르소나’ 시리즈 제작진들이 힘을 모아 만들어낸 해당 게임은 발매 하루 만에 판매 수량 100만장을 기록했다. 평론가들도 해당 게임에 대해 호평을 내린 덕에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메타크리틱에서 93점을 기록하고 있다.
메타크리틱 점수 기준으로, 올해 출시한 게임 중 ‘메타포: 리판타지오’ 보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2종 게임인 ‘아스트로 봇’과 ‘엘든 링: 황금 나무의 그림자’ 역시 모두 일본에 적을 두고 있는 게임들이다.
중국 게임들은 상업적으로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원신’을 필두로 서브컬처 게임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선 호요버스는 지난 7월 ‘젠레스 존 제로’를 시장에 내놨다. 해당 게임은 출시 전까지 약 4500만명에 달하는 사전 예약자를 확보했다. 올해 넷마블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어 낸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글로벌 사전 예약자가 1500만명 수준이었다. 데이터 분석 업체 센서타워는 ‘젠레스 존 제로’가 출시 2달 만에 1억 달러(한화 약 1328억원)에 달하는 누적 매출을 올렸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최초의 ‘트리플A’ 게임인 ‘검은 신화: 오공’도 일견 돌풍을 일으켰다. 해당 게임을 제작한 게임사이언스의 최대 외부 주주인 히어로게임즈는 ‘검은 신화: 오공’이 출시 2주만에 누적 판매량 1800만장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7억 달러(한화 약 9330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나라 게임사들도 올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점차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콘솔 게임 분야에서 올해는 작년 출시된 ‘P의 거짓’, ‘데이브 더 다이버’에 이어 ‘스텔라 블레이드’가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면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또한 넥슨게임즈 ‘퍼스트 디센던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비록 스팀 플랫폼 내 동시 접속자 수가 오픈 초기에 비해 감소했으나, 콘솔 플랫폼에서 꾸준한 흥행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하반기에는 크래프톤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인 ‘인조이’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 동장르 경쟁작이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해당 게임이 ‘심즈’ 시리즈에 편중돼 있는 유저 파이를 상당 부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꾸준히 강세를 보이던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도 호재가 들려왔다.
서브컬처 분야에서는 넥슨게임즈 ‘블루 아카이브’와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가 해외 시장에서 견고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승리의 여신: 니케’는 여름 업데이트 이후 일본, 한국, 대만 앱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1위를 달성하고 북미에서도 최고 매출 9위를 기록했다.
액션을 표방하는 모바일 게임들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넷마블은 올해 2분기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를 통해 매출 728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회사 설립 후 최대 분기 매출이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업계에서는 해당 게임이 출시 4개월만에 1조원을 상회하는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게임 업계도 글로벌 게이머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기조를 계속해서 이어 나간다면 산업의 근간이 보다 견고해 질 것”이라 전했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