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연말 임원 인사를 앞두고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둔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의 연임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 초에는 교보증권 노조와의 갈등과 임직원 성희롱 및 갑질 의혹 등으로, 연말에는 랩·신탁 불건전 운용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 경고 사전 통보를 받으며 논란을 일으킨 교보증권은 30일 금감원 2차 제재심의위원회에 이어 앞으로 진행될 3차 제재심과 후속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업계는 길어지는 금감원 제재심 결과가 이 대표 연임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대표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 경고를 받게 되면 대표이사 연임은 물론 향후 약 3년간 금융회사 임원으로 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일 랩·신탁 불건전 운용과 관련해 2차 제재심이 열렸으나 결론이 나지 않고 끝났다"고 했다.

이어 "증권사들의 진술을 듣는 시간이 길었다"라며 "논의할 사항이 많으면 (2, 3차 등으로)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일자는 미정이나, 곧 3차 제재심이 열릴 예정"이라며 "제재심 이후에도 금융위원회까지 가야 하는 안건이다 보니, 최종 징계 수위 결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1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증권사 6곳의 랩·신탁 불건전 운용과 관련한 2차 징계 수위를 논의했다. 이날 열린 2차 제재심은 지난 9월 진행한 1차 제재심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끝나며 징계 수위를 결정하고 금융위원회에 해당 안건을 이관하기 위해 개최됐으나,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 2차 제재심도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끝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내 3차 심의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업계는 최종 징계 수위 확정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이번 사태와 관련한 관계자와 증권사에 정직 처분과 영업정지 등 중징계를 사전 통지하며 증권사들이 검사 결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항변하다 보니 심의가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말에 금감원 3차 제재심에서 징계 수위를 확정한다고 하더라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와 본회의 각각 거치고 난 후 징계 수위가 최종 확정된다"며, "또 단계마다 증권사들이 제재 수위를 낮추기 위해 소명하는 시간을 갖다 보면 최종 제재 수위가 결정되는 것은 내년 초나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안건에는 2차 제재심과 같이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의 중징계 안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교보증권을 대상으로 수개월 영업정지 처분과 함께 이석기 대표에 대해 중징계인 문책 경고 처분을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제재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 경고 ▲직무 정지 ▲해임 권고로 나뉘며, 문책 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된다. 중징계인 문책 경고 이상을 받은 임원은 연임은 물론 3~5년간 금융권 취업 제한을 받는다.

금감원은 제재심 제재 대상으로 올라간 6개 증권사 대표 가운데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에게만 중징계 처분을 내리며 해당 사유에 대해 교보증권이 랩·신탁 운용에 고유자산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부통제 조직을 통해 진행하고 해당 결정을 승인한 이석기 대표가 행위자로 판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앞서 관련 행위로 제재 처분을 받은 이홍구 KB증권 대표가 주의적 경고로 경징계 처분을 받은 바 있지만 중징계 처분은 이석기 대표가 유일하다.

다만, 문책 경고 등의 중징계 처분은 금융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야 하므로 최종 제재 결론까진 좀 더 시간이 걸린다.

이에 일각에선 임기를 4개월 남긴 이석기 대표의 연임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3월 제78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한 이 대표의 임기는 오는 2025년 3월까지로, 연임 여부를 두고 연말 인사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올해 초부터 연말까지 금감원 제재심을 비롯한 각종 논란에 연루되며 업계에선 이 대표의 연임이 불투명할 수 있단 전망이 제기된다.

지난 4월 이석기 대표는 총선일 주임급 직원들에게 자전거 주행을 제안하면서 노동조합으로부터 투표권 침해와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아울러 노조는 여직원 성희롱 발언 의혹도 제기했으나, 이 대표는 이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