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 게임웍스' 흡수하면서 새 IP 확보... 인공지능 기술 적극 활용해 참신한 게임 선보이기도
[녹색경제신문 = 이지웅 기자] 크래프톤은 작년 한 해 동안 연간 매출 1조9106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3분기만에 누적 매출 2조922억원을 기록하면서 작년의 성적을 경신했다. 마땅한 신작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배틀그라운드’ IP가 견고한 실적을 올린 덕분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들의 관심을 환기 시키는데 성공했다. 올해는 론도, 사녹 등 맵에 건물 및 환경 파괴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게임의 전략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아케이드 모드를 통해 일정 기간 동안 ‘판타지 배틀로얄’, ‘악몽에 굶주린 자들’, ‘핫 드랍’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특히 각종 컬래버레이션이 매출에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특히 올해는 뉴진스와의 협업이 화제를 몰고 왔다. 확률 정보 오표기 문제 및 아티스트 권리 침해 등과 같은 잡음이 뒤따라 오기도 했으나, 뉴진스와의 컬래버 이후 전년 상반기 대비 ‘배틀그라운드’의 MAU(월간 활성화 유저 수)가 40% 증가하는 등의 성과가 나왔다. 또한 7월에 진행된 람보르기니 컬래버레이션은 단일 상품으로서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한편 ‘배틀그라운드’는 크래프톤의 ‘효자’ IP인 동시에 해당 회사의 약점을 거론할 때 항상 언급되는 작품이다. ‘배틀그라운드’ 단일 IP 만으로는 회사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뒤따라 왔다. 작년에 출시한 ‘칼리스토 프로토콜’, ‘디펜스 더비’ 등과 같은 게임들은 명쾌한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올해는 보다 적극적인 모습으로 게임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화제가 된 것은 ‘탱고 게임웍스’의 인력 흡수다. 크래프톤은 이를 통해 전 세계 게이머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낸 ‘하이파이 러쉬’ IP를 확보했다.
이와 함께 올해 초 놀라운 흥행세를 보여준 ‘팰월드’의 모바일 버전을 제작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다만 닌텐도가 해당 게임의 제작사인 포켓페어에 서비스 중단 및 손해 배상 소송을 청구한 만큼 법적 판단에 따라 ‘팰월드’ 모바일의 출시가 무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당초 올해 출시 및 얼리 억세스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었던 ‘다크 앤 다커 모바일’과 ‘인조이’는 내년 중 발매되는 것으로 일정이 변경됐다. 해당 게임들이 모두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게임성을 한 층 더 가다 듬는것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특히 ‘인조이’의 개발을 위해 신규 법인 인조이스튜디오를 별도로 설립했다.
이와 함께 크래프톤은 올해 인공지능 기술과 게임을 직접적으로 접목 시키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AI 기술이 게임 제작 전반에 활용되는 것은 흔하지만, 이를 게임의 핵심적인 시스템으로서 활용한 사례는 많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크래프톤 산하의 렐루게임가는 올해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이하 마법소녀 루루핑)와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을 출시했다.
‘마법소녀 루루핑’은 이용자가 마이크 입력 장치에 육성으로 마법 주문을 외쳐 상대방과 전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렐루게임즈가 자체 개발한 AI 음성 인식 기술이 목소리의 크기, 발음, 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과값을 주문의 대미지로 계산한다.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은 기존 선택지형 추리 게임과 달리 자연어 처리 기반의 자유로운 채팅을 통해 사건의 용의자인 로봇들을 심문하고 증거를 파헤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크래프톤은 추후 인공지능 기술을 전면적으로 확대해 나가면서 차별점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인조이’에는 소형 언어 모델(SLM)을 활용한 챗봇 기능과 3D 프린터 기술 등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배틀그라운드’에도 NPC를 넘어 마치 실제 유저처럼 행동하는 ‘CPC(Co-Playable Character)’ 캐릭터를 도입할 예정이다.
배동근 크래프톤 CFO는 인공지능 기술과 관련해 “시장 열풍에 기대어 잘못된 판단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며 “(인공지능 기술을 통한)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 밝혔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