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신작 PC MMORPG '아스텔리아'아가 출시를 앞두고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된 '껨생술집'이라는 영상이 주목을 끌고 있다. 과거 리니지, 뮤, 와우 등 1, 2세대 PC MMORPG의 전설들이 모여 추억을 이야기하는 토크쇼다. 여기에는 리니지에서 '최초'라는 수식어를 싹쓸이한 전설 '포세이든'이 포함되어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얼굴을 보기 힘든 포세이든까지 섭외하며 껨생술집이라는 영상을 선보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들은 어떤 MMORPG를 원했고, 또 정통 MMORPG를 표방한 '아스텔리아'는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살펴봤다.
◇ 리니지 전설 '포세이든'의 1세대 MMORPG 이야기
리니지 최초 레벨 달성자로 유명한 '포세이든'은 치열했던 공성전에 대한 일화를 먼저 소개했다. '스무 명이서 몇 백명을 상대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그는 "몇 년 동안 전쟁이 계속되자 이탈자가 속속 생겨났다. 공성전을 하는데 열 두명이 접속했다. 상대는 열 배 정도 됐다"며 다음 이야기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는 "5분 만에 외성이 털리자 (성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런데 막아지더라. 내성 문을 열고 적이 들어오면 문을 닫고 치고, 다시 여는 방식으로 적을 막아냈다"며 긴박했던 당시의 상황을 침착하게 얘기했다.
오랜 전장으로 이탈했던 혈맹원들이 돌아왔다. 처절한 전투를 보고, 미안하다며 한명씩 복귀했다. 공성전에서 패한 그 길드는 다른 서버로 넘어갔고, 그곳에서 서버를 통일했다. 포세이든의 공성전 이야기가 마무리되지 좌중은 "이순신 장군의 명랑이 떠오른다"며 한 마디씩 거들었다.
몸값(계정) 얘기도 나왔다. 당시 아파트 가격이 1억 5천이었는데, 전서버 1등이었던 포세이든의 몸값이 5억이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아이온 '검성의보스'는 포세이든 캐릭터가 죽으면 그게 뉴스였다"고 하자 포세이든은 "(부끄러워) 사진 찍히기 싫어 바로 리셋시켜 버렸다"고 말했고, 좌중에서 웃음이 터졌다.
자리는 게임을 접었을 때의 이야기로 접어들었다. 포세이든은 "정점을 찍고나니 포기도 쉬웠다. 리니지는 나의 또 다른 인생이었다"고 지난 게임을 회고했다. 전설 포세이든의 이야기는 그렇게 마무리됐다.
◇ 1, 2세대 전설이 보는 MMORPG가 가야할 길
껨생술집 챕터3는 MMORPG가 가야할 길에 대한 얘기다. 전설들은 와우(WOW) 이후에는 해야할 숙제(퀘스트)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버렸다며 숙제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했다.
또 MMORPG 본연의 의미에 충실해야 한다는 내용에도 뜻을 같이 했다. 전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중 역할 수행이라는 MMORPG 본연의 재미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다. 집에서 뜨개질 한 사람이나 밖에서 전투를 한 사람의 보상이 비슷한,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는 얘기다. 넥슨의 MMORPG '마비노기'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리니지 '뽀대나는공주'는 이펙트를 줄여달라고 요구했다. 이펙트가 너무 화려하니 눈에 피로감이 오고 장시간 게임이 불가능하다는 것. 뮤의 '영웅'은 운영의 묘를 강조했다. "버그 고치는데 10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연장을 하지 마라, 조기에 끝나도 서버를 바로 열지 말고 끝까지 약속을 지켜라"며 유저가 신뢰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운영을 요구했다.
껨생술집은 아스텔리아가 어떤 게임인지 전혀 사전 고지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됐다. 그리고 13일 아스텔리아가 오픈됐다. 아스텔리아는 과연 이들 전설들이 원하는 게임으로 나왔을까?
◇ 정통 MMORPG로의 회귀... 아스텔리아의 매력 포인트 & 가야할 길
아스텔리아의 콘텐츠에는 전설들이 얘기했던 직업의 다양성은 없다. 마비노기와 같은 뜨개질만 하는 사람, 낚시만 하는 사람, 요리만 하는 사람은 없다는 얘기다. 대신 '채집'과 '제작'이라는 전문 기술이 존재한다. 채집 파트에는 벌목, 금속채광, 보석채광, 약초채집, 유물조사가 있고, 제작 파트에서 대장기술, 보석세공, 목공, 가죽공예, 방직, 연금술, 고고학, 요리의 8가지 제작기술을 배울 수가 있다. 하나의 직업만 아니라 여러 경험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대형 MMORPG가 출시 때마다 겪는 일이지만, 아스텔리아도 출시 이후 많은 버그와 서버 접속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재미있긴 한데, 렉과 시스템 오류로 제대로 된 게임을 즐기기 어렵다는 건의가 많았다. 아스텔리아 유저들은 '운영'에 대한 기대도 크다. 잘 만든 게임이고, 운영만 잘 한다면 잘 될 게임이라는 것. 아스텔리아 운영진은 여기에 화답하듯 20일 지금까지의 문제를 개선한, 1차 업데이트를 선보였다.
매장 등록 수수료 인하 등 일부 컨텐츠 개선과 함께 다양한 오류가 수정됐다. 마을 입장, 퇴장시 발생하는 로딩속도를 개선했고, 사람이 많이 모인 장소에서 발생하는 프레임 저하 현상이 개선됐다. 이 외에도 크게 10개 이상의 파트에서 컨텐츠 개선과 결함이 수정됐다.
업데이트 점검 시간 약속은 잘 지켜졌을까? 넥슨은 19일 업데이트 하루 전 내용을 공지했고, 홈페이지 메인 상단에 대문짝 만하게 12시까지 정기점검이라고 표시했다. 그리고 20일 12시 정확하게 서버가 열렸다. 첫번째 약속은 무난하게 지킨 것이다.
아스텔리아는 전통 MMORPG라는 슬로건에 맞춰 탱딜힐의 역할 구분과 협력 플레이를 강조하고, 타겟팅이라는 전투방식을 채택했다. 또 여기에 진영전까지, 추억 속 전통 MMORPG의 요소를 되살리고 있다. 전설들이 원했던 전통 MMORPG 요소가 유저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이후의 운영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