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파기환송심 2차 공판 앞서 '사업보국' 화답...'이병철·이건희 선언' 이어 '뉴 삼성' 기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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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파기환송심 2차 공판 앞서 '사업보국' 화답...'이병철·이건희 선언' 이어 '뉴 삼성' 기회될까?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11.22 0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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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 파기환송심 재판장 '이건희 신경영' 이후 만 51세의 이재용 선언 무엇이냐 질문에 답변
- 이재용, 지난 19일 이병철 선대회장 32주기 추모식 이후 사장단 오찬서 '사업보국' 묵직한 메시지
- 2차 파기환송심 공판, 대법원 판결에 대해 유무죄 판단 다투지않고 집행유예 양형에 집중할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늘(22일) 파기환송심 2차 공판기일에 앞서 '사업보국'으로 재판부에 화답했다. 

재판부가 지난달 25일 1차 공판에서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이후 이 부회장의 선언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 부회장이 대답을 내놓은 것이라는 평가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2차 공판을 연다. 

이번 재판은 유무죄 판단을 위한 심리기일이며,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별 유무죄 판단을 한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관련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재산국외도피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특히 이번 공판이 관심을 끄는 것은 이 부회장이 '사업보국'이라는 메시지로 재판부에 화답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첫 공판 때 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에게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라고 했던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을 언급한 뒤 "만 51세 이재용 삼성그룹 총수의 선언은 무엇이냐"고 화두를 던진 바 있다. 

정 부장판사는 당시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당시 만 51세의 이건희 삼성그룹 총수는 낡고 썩은 관행을 모두 버리고 사업의 질을 높이자는 이른바 ‘삼성 신경영’을 선언하고 위기를 과감한 혁신으로 극복했다"며 "2019년 똑같이 만 51세가 된 이재용 삼성그룹 총수의 선언은 무엇이고 또 무엇이어야 하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이 부회장은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추모식과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을 맞아 잇달아 답변을 내놨다.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32주기 추모식이 19일 오전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32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이건희 회장 부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추도식을 마친 후 삼성인력개발원 호암관에서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 50여명과 식사를 함께하며 이병철 창업자의 '사업보국(事業報國)' 이야기를 꺼냈다. 사업보국은 ‘기업을 통해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하고 봉사한다’는 삼성그룹 이병철 창업자의 창업이념이다.

이 부회장은 사장단에게 "선대 회장의 사업보국 이념을 기려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면서 "지금의 위기가 미래의 기회가 되도록 기존의 틀과 한계를 깨고 지혜를 모아 잘 헤쳐나가자"고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창립 50주년 기념 방송을 통해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상생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사업보국'을 강조한 것은 삼성전자를 비롯 삼성그룹 전 계열사가 '상생'의 가치를 새로운 성장 전략이자 경영철학으로 삼아달라는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시기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사장단들에게 주는 책임감과 무게감이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앞줄 오른쪽 두번째)가 지난 1983년 삼성반도체통신 기흥 VLSI공장 건설현장 방문해 무언가를 지시하고 있다. 그 옆으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앞줄 왼쪽 세번째)의 모습도 보인다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10년 전인 1983년에는 이병철 회장의 ‘도쿄 선언’이 있었다. 이병철 회장은 그해 2월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일본이 할 수 있는 것은 우리도 할 수 있다”며 D램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이러한 선언은 삼성이 반도체, 휴대폰 신화를 만드는 기폭제가 됐다. 

이재용 부회장이 '3세 경영'을 맞아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에 이어 창업정신 '사업보국'을 바탕으로 삼성이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거듭 나겠다는 다짐으로 비춰지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재판부가 이 부회장의 화답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며 "하지만 재판부를 존중하는 이 부회장의 화답이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삼성이 과거 '괘씸죄'로 대변되는 권위주의 정권에서의 과오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기환송심 1차 공판에 앞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편, 이 부회장 측은 지난달 첫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대법원 판결에 대해 유무죄 판단을 다투지 않겠다"면서 "주로 양형에 관해 변론할 생각"이라고 했다. 

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양형에만 집중해 집행유예 판결을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공판에서 사실관계를 둘러싼 검찰과 변호인 간 공방은 크게 없을 전망이다. 

지난 8월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삼성 측이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제공한 말 3마리 34억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원 등이 뇌물이라고 판단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전원합의체 판단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 혐의액은 기존 36억원에서 추가로 50억원이 늘어나 86억원이 된다. 다만 전원합의체는 이 부회장이 회삿돈 37억원을 최씨가 소유한 코어스포츠 명의의 독일 계좌로 송금하고 말 구입액 등 42억원을 독일 삼성 계좌에 보낸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다음달 6일 양형에 대한 심리 공판을 진행한다. 재판부가 이날 심리를 종결할 경우 이 부회장과 삼성의 운명이 갈리게 된다.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를 받게 되면 삼성은 '사업보국'에 의한 '뉴 삼성'에 나서게 될 것이고 실형을 받게 되면 위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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