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벤처투자 베팅한 美 플렉스컴퓨트, TSMC와 광반도체 공동연구…대역폭 2.6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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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벤처투자 베팅한 美 플렉스컴퓨트, TSMC와 광반도체 공동연구…대역폭 2.6배 확대
  • 한순구 기자
  • 승인 2026.11.0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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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실제 제조·측정 결과 공개…광결합 소자 대역폭 24nm에서 62nm로
삼성디스플레이와 기존 기술협력 이어 삼성벤처투자·어플라이드벤처스 전략적 투자
두산인베스트먼트도 투자기업에 포함…신규 2000억원 펀드와 연계 여부는 미확인
베라 양(Vera Yang) 플렉스컴퓨트 공동창업자 겸 사장(President). 사진=Flexcompute 공식 홈페이지
베라 양(Vera Yang) 플렉스컴퓨트 공동창업자 겸 사장(President). 사진=Flexcompute 공식 홈페이지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삼성벤처투자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미국 물리 인공지능(AI) 기업 플렉스컴퓨트(Flexcompute)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와 공동으로 수행한 광반도체 연구의 세부 성과를 공개했다. 실제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제작된 광학 소자의 대역폭이 기존 비교 소자보다 약 2.6배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첨단 제조 분야의 AI 시뮬레이션 기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플렉스컴퓨트는 지난달 삼성벤처투자와 글로벌 반도체 장비기업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투자조직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는 이미 광학 시뮬레이션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두산그룹 계열 두산인베스트먼트도 투자 포트폴리오에 플렉스컴퓨트를 포함하고 있다.

다만 TSMC와의 공동연구는 삼성벤처투자의 투자 발표 이전부터 진행된 프로젝트로, 이번 연구 성과를 삼성 측 투자에 따른 직접적인 결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TSMC, 광반도체 소자 실제 제작…대역폭 2.6배·열 안정성 개선

4일 플렉스컴퓨트의 공식 기술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26일 TSMC와 공동 수행한 광반도체 설계 연구의 세부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자료는 올해 열린 국제 광통신 학술회의 'OFC 2026'에서 발표된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새로운 공동개발 계약이나 상용화 발표가 아니라 기존 연구의 설계 방법과 제조·측정 결과를 상세히 설명한 자료다.

연구 대상은 광섬유와 반도체 칩 내부 광도파로 사이에서 빛을 전달하는 '그레이팅 커플러(Grating Coupler)'다.

그레이팅 커플러는 광집적회로(PIC)에 외부 광신호를 전달하는 부품이다. 전기 신호와 광신호를 함께 활용하는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 발전하면서 광신호 전달 효율과 열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플렉스컴퓨트는 실리콘과 질화실리콘을 결합한 이중층 구조의 광결합 소자를 설계했다. 설계 과정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소자의 형태를 자동 조정하는 역설계(Inverse Design) 기법이 활용됐다.

TSMC는 해당 설계를 반도체 제조공정에 적용해 실제 소자를 제작한 뒤 한 장의 웨이퍼에 포함된 29개 다이에서 성능을 측정했다.

그 결과 이중층 광결합 소자의 1dB 대역폭은 62나노미터(nm)로 측정됐다. 비교 대상인 기존 실리콘 광결합 소자의 24nm보다 약 2.58배 넓어진 수치다.

열 안정성에서도 개선된 결과가 나왔다. 섭씨 25도에서 105도까지 온도를 변화시키는 조건에서 이중층 소자의 광손실 변화는 최대 0.13데시벨(dB)이었다. 기존 실리콘 소자는 최대 1dB의 변화가 관측됐다.

반면 삽입손실은 이중층 소자가 1.16dB로 기존 소자의 0.98dB보다 다소 높았다. 대역폭과 열 안정성은 개선됐지만 모든 성능 지표에서 우위를 확보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플렉스컴퓨트는 별도 설계 최적화 사례에서도 광결합 효율이 34%에서 57%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수치는 TSMC가 제조·측정한 소자의 결과가 아니라 회사가 공개한 시뮬레이션 설계 사례다.

이번 연구는 AI와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한 광반도체 설계가 실제 제조공정에서도 적용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연구용 소자 제작과 상용 반도체의 대량생산은 구분해야 한다. 플렉스컴퓨트 역시 향후 여러 웨이퍼를 대상으로 추가 측정을 진행해 제조 수율 개선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벤처투자·어플라이드벤처스 투자…AI 반도체 설계 기술 주목

플렉스컴퓨트는 지난달 12일 삼성벤처투자와 어플라이드벤처스(Applied Ventures) 등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어플라이드벤처스는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기업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이다.

당시 회사는 개별 투자자의 투자금액과 취득 지분율, 기업가치 등 구체적인 거래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다.

플렉스컴퓨트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본사를 둔 AI 물리 시뮬레이션 기술기업이다. 스탠퍼드대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출신 연구자들이 설립했으며 박사급 연구인력 70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가 개발하는 핵심 기술은 물리 법칙과 인공지능을 결합한 '물리 세계 모델(Physics World Model)'이다.

일반적인 생성형 AI가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를 예측하는 것과 달리 물리 세계 모델은 유체역학과 전자기학, 구조역학, 열역학 등 실제 물리 법칙을 연산 과정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반도체 설계 단계에서는 발열에 따른 구조 변형이나 광신호 전달 특성을 미리 분석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회사는 앞서 80만개 이상의 솔더 접합부와 주문형반도체(ASIC), 32개 광학 엔진이 포함된 첨단 반도체 패키징 구조를 분석한 사례도 공개했다.

당시 약 50억 자유도(DOF) 규모의 변형 모델을 수분 내 계산했으며 상용 유한요소해석 소프트웨어와 비교한 결과 차이는 2% 이내였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회사가 제시한 성능 검증 사례로, 실제 반도체 양산공정에서 동일한 계산 효율과 정확성이 확보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삼성벤처투자 측은 플렉스컴퓨트의 투자 발표 자료에서 AI가 제품 설계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지만 실제 제품은 물리 법칙에 따라 작동해야 한다며 물리 법칙을 이해하는 AI 기술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유 차오(Yu Cao) 최고AI책임자(CAIO)도 첨단 제조 분야에서 AI를 실제 엔지니어링에 적용하려면 물리 법칙에 따른 빠른 검증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이미 기술협력…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연계는 미확인

삼성그룹과 플렉스컴퓨트의 관계는 이번 전략적 투자 이전부터 형성돼 있었다.

플렉스컴퓨트는 지난해 4월 7일 삼성디스플레이와 광학 시뮬레이션 분야에서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스컴퓨트의 전자기 시뮬레이션 플랫폼 '타이디3D(Tidy3D)'를 차세대 디스플레이 광학 분석에 활용하기로 했다.

타이디3D는 GPU 가속 기술을 이용해 전자기 현상과 빛의 이동을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다. 디스플레이 광추출 효율과 광학 구조 최적화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먼저 플렉스컴퓨트의 기술을 도입한 이후 삼성벤처투자까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삼성그룹과의 관계가 기술협력에서 지분투자로 확대된 셈이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기존 협력이 이번 삼성벤처투자의 투자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플렉스컴퓨트의 기술을 실제 도입했는지, 별도의 공동개발이나 공급계약이 체결됐는지도 현재 공개된 자료에는 명시되지 않았다.

TSMC가 플렉스컴퓨트와 공동연구를 진행했다는 사실 역시 삼성전자와의 기술협력 관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향후 삼성벤처투자의 투자 성과를 판단하려면 플렉스컴퓨트의 기업가치 변화와 매출 성장뿐 아니라 삼성그룹 내 실제 사업 협력 확대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두산인베스트먼트도 투자기업에 포함…2000억원 신규 펀드 결성 추진

삼성벤처투자 외에 두산그룹 계열 두산인베스트먼트도 플렉스컴퓨트를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하고 있다.

두산인베스트먼트는 반도체와 인공지능, 로봇, 자동화 등 그룹의 미래 사업과 관련된 기술기업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삼는 CVC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27일 공시를 통해 계열사 5곳이 총 2000억원을 출자 약정하는 '두산신기술투자조합2호' 결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두산과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테스나, 두산로보틱스가 각각 400억원을 출자하는 구조다.

두산인베스트먼트의 자체 출자 약정액 20억2200만원을 포함하면 전체 출자 약정 규모는 2020억2200만원이다.

공시상 예정 거래일은 오는 13일이며 출자금은 향후 납입 요청에 따라 분할 집행될 예정이다. 아직 출자 약정금 전액이 실제 납입된 것은 아니다.

두산인베스트먼트가 기존에 투자한 플렉스컴퓨트와 신규 펀드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신규 펀드를 통한 후속투자 여부도 발표되지 않았다.

삼성벤처투자와 두산인베스트먼트가 모두 플렉스컴퓨트의 투자자로 참여한 상황에서 향후 기술 상용화와 사업 확장이 국내 기업형 벤처캐피털의 투자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플렉스컴퓨트는 항공우주와 자동차, 반도체, 광학 및 첨단 제조 분야에서 250개 이상 기업의 엔지니어링 조직이 자사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회사의 매출액과 영업손익, 기업가치 등 주요 재무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TSMC 공동연구가 광반도체 기술의 실제 제조 적용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대량생산과 상업적 매출 확대까지 연결될지는 향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삼성벤처투자와 두산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성과 역시 플렉스컴퓨트의 기술 상용화와 후속 투자유치, 실제 사업 성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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