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모빌리티] 독일 대형 트럭 제조업체들, ‚중국행’ 서두른다
상태바
[글로벌 E-모빌리티] 독일 대형 트럭 제조업체들, ‚중국행’ 서두른다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6.10.23 1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VW 그룹, 중국 현지 공장서 전기 트럭 생산 계획 앞당겨
- 2027년 중국산 e-트럭의 유럽 진출 본격화 앞두고 중국 시장 선점 경쟁
- EU 역내 상용차 전동화, 예상 보다 늦어질 것 — 운송업계 구조・규제・인프라 부족 원인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그룹(Volkswagen Group, 이하 VW그룹) 산하 대형 트럭 제조사 스카니아(Scania AB)가 중국 현지 공장에서 전기 트럭(e-truck) 생산을 시작하기 위한 계획을 서두르고 있다.

10월 20일 스웨덴 쇠데르텔리에(Södertälje)에 위치한 스카니아 본사에서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한 크리스티안 레빈(Christian Levin) 스카니아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생산 허가를 받는 즉시 중국 장쑤성 루가오(如皋)시의 현지 공장에서 배터리 전기 트럭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류 운반용 대형 스카니아 배터리 전기 트럭 Photo: Dan Boman ©Scania CV AB
물류 운반용 대형 스카니아 배터리 전기 트럭 Photo: Dan Boman ©Scania CV AB

우크라-러 전쟁과 미・이란 전쟁 여파 등으로 디젤 연료 공급 불안에 따른 가격 급등이 완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자, 디젤에 의존해 온 대형 트럭 업계의 배터리 전기 트럭으로의 교체 및 전환이 예상 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판단이 이번 의사 결정의 배경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이미 상용차를 포함한 교통수단의 전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e-모빌리티 이행에 가장 앞서 있는 중국의 경우, 2027년은 중국 도로 위를 주행할 트럭의 절반이 전기로 추진될 시점이 될 것이라고 레빈 스카니아 최고경영자는 내다봤다. 이에 대비해 스카니아는 당초 계획보다 생산 및 시장 진출 일정을 앞당겨 중국 전기 트럭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한다는 전략인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 통신 산하 조사기관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loombertNEF, 줄여서 BNEF)의 자료에 따르면, 올 2026년 상반기 중국 내 e-트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이에 미루어 볼 때 올해 판매되는 총 신차 트럭 중 전기 트럭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2년 전 같은 시기 약 8%에 그쳤던 것과 대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중국 차 시장에서의 전기 트럭 수요가 증가하는 배경으로는 1) 노후 디젤 트럭→전기 트럭 교체 보상 지원 혜택, 2) 중국 전역에 확중된 우수한 충전 인프라, 그리고 3) 올해부터 더 극심해진 디젤 가격 상승이 꼽힌다. 특히 올해 디젤 연료 가격 급등으로 중국의 디젤 소비량은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중국석유화공집단(시노펙) 산하 경제개발연구기관 경제개발연구원(EDRI)은 추정한다.

중국 정부는 당초 오는 2030년까지 중국 내 e-트럭 시장점유율을  4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이어지는 e-트럭 판매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목표치 달성은 시한 보다 앞당겨져 달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9월 초 독일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도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ZF 프라드리히스하펜(ZF Friedrichshafen)의 마티아스 미드라이히(Mathias Miedreich) CEO는 트럭 전기 구동 기술의 중심은 중국으로 이동했다고 평가하고, 업체는 앞으로 중국 e-트럭 시장 점유율 50% 달성을 앞두며 성장 중인 중국에서 부품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친 바 있다.

중국 대형차 트럭 시장의 전동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트라톤(Traton, VW그룹 산하 상용차 지주회사로 스카니아・MAN 보유), 다임러 트럭(Daimler Truck), 볼보 트럭(Volvo Truck) 등 유럽의 주요 상용차 제조업체들도 현지 생산과 판매 확대를 서두르고 있지다. 다만 현재로는 중국 중대형 트럭 시장에서 유럽 트럭 제조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도 못 미치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유럽 업체들이 중국 현지 생산과 시장 점유율 확대에 뛰어드는 이유는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전기 사용차 시장이자 e-모빌리티 전환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첫째,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전기 사용차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둘째, 글로벌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원료와 부품 공급망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생산 단계적 강점을 취할 수 있고, 셋째, 중국산 완제품을 아시아 및 글로벌 시장 수출을 위한 유리한 전략적 수출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유럽의 대표적인 대형 상용차 제조업체 중 하나인 스카니아의 건설용 배터리 전기 트럭. Photo: Gustav Lindh ©Scania CV AB
유럽의 대표적인 대형 상용차 제조업체 중 하나인 스카니아의 건설용 배터리 전기 트럭. Photo: Gustav Lindh ©Scania CV AB

역으로, 중국의 주요 전기 트럭 제조업체들의 유럽 시장 진출도 이미 2026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내년 2027년부터 비야디(BYD), 파리존(Farizon, 지리자동차 그룹 소유), 싼이(Sany), 시노트럭(Sinotruk, 중국중기) 등 기존 대형 상용 전기차 부문 제조업체에 더해 윈즈로즈(Windrose), 슈퍼팬서(SuperPanther) 같은 신흥 전동 부문 스타트업들도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중국 전기 트럭 제조업체들은 앞선 배터리 기술, 생산 규모, 공급망 경쟁력 등의 강점을 앞세워 이미 중국 내수 시장의 99% 이상을 확보해 놓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는 동급 유럽산 모델  보다 최대 30%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가격 경쟁력을 부각시키는 전략으로 공략한다.

이는 전동화 이행이 장려되는 유럽의 운송업체들에게 매력적인 제안이 될 수 있다. 기존 디젤 신차 트럭과 비슷한 수준의 비용으로 전기 트럭을 도입해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운송 부문 전동화와 탄소 무배출 목표 달성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EU 전역의 전기 트럭 충전 인프라와 전력망 용량이 여전히 태부족하고, 운행 여건에 따라 전기 트럭의 활용 범위가 제한될 수 있어 중소 규모로 운영되는 대다수 유럽 운송업체들의 비용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어서 실제 유럽 운송업계의 전동화 전환 속도는 예상한 것보다 더 더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