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롯데쇼핑 역대급 실적 부진 등 산적한 난제에 ‘해법 골몰’
약 두 달간의 일본 체류를 마치고 귀국한 신동빈 롯데 회장이 풀어야 할 난제들이 계속 쌓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 취임 등을 위해 지난 3월 7일 일본으로 출국한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4일 귀국해 방역 규정에 따라 현재 자가 격리 중에 있다.
당초에는 4월 중 귀국할 방침이었으나,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발이 묶였던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롯데 회장으로 취임한 후 두 달 여간 일본에 체류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일본에서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 취임과 함께 일본 롯데의 주요 현안들을 꼼꼼히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의 영향력을 예단할 수 없어 한국과 일본을 자유롭게 오갈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한 신 회장은 일본 체류 기간 동안 롯데홀딩스 등 일본 롯데 계열사들에 대한 ‘그립’을 확실하게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는 와중에도 한국 롯데에 대해서도 손을 놓지 않았다. 화상으로 주간 회의를 주재하는 것을 빼놓지 않았고, 코로나19에 따른 그룹 피해에 대해서도 보고를 받고 대응방안을 주문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일본 체류 중 4~6월 급여의 절반을 자진해 반납하며, 그룹 위기에 대해 선도적으로 고통분담에 앞장섰다. 뒤이어 임원들도 급여 반납에 동참하며, 비상경영 태세를 다졌다.
신 회장은 2주간의 자가 격리를 마치고 오는 19일부터 출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격리 중에도 임원들과 지속적으로 업무 보고 및 지시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달 만에 한국 롯데로 출근하는 신 회장의 책상에는 많은 숙제들이 쌓여있을 것이다. 특히 1분기 주요 계열사들이 실적이 시장의 예상보다도 더 저조해 신 회장의 골치를 아프게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4일 발표된 롯데쇼핑의 실적은 가히 ‘어닝 쇼크’라 부를 만하다. 전년 동기 대비 75% 급락한 영업이익은 물론, 작년까지 실적 방어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백화점의 실적 하락은 치명적이다. 특히 하루 먼저 실적을 발표한 이마트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픈 상황이다.
신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롯데ON'에 그저 그런 시장의 반응도 아픈 지점이다. 론칭한지 보름여 지났지만, 소비자들은 '롯데ON'에 대해 아직 특별한 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롯데의 미래를 걸고 추진한 사업이니만큼 신 회장의 묘수가 나올지 궁금하다.
롯데는 코로나19의 파장을 가장 크게 겪고 있는 기업이다. 그만큼 롯데의 대응은 전 재계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롯데는 ‘애프터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며 그룹 임원들에게 '코로나19 전과 후'라는 사내용 도서를 발행해 전달했다.
코로나 이후 닥쳐올 새로운 세계를 위기에 강했던 뚝심의 롯데, 그리고 신동빈 회장이 어떻게 헤쳐 나갈 지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