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 부진 전망도..서버용 D램에 대한 수요가 낮고 출하량이 줄어
내년 DDR5 시장 수요 늘면 장기적으로는 호조세 회복할 듯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에 따른 모바일, 노트북 등의 기기 수요 증가와 화웨이의 반도체 막판 선구매 등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올 4분기에는 화웨이발 매출이 사라지면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내년 1분기부터 다시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13일 증권가 컨센서스(평균 추정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 3분기 매출 7조8734억원, 영업이익 1조3025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영업이익 2조원에 육박했던 전분기보다는 감소했지만,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5.1% 증가, 영업이익은 무려 175.1% 증가한 수치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월 한국 반도체 수출은 95억 달러로 7월부터 5.6%, 8월에는 2.8%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은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확대로 노트북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유럽, 인도 등의 모바일 시장에서 코로나 영향으로 인한 판매량 부진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이에 SK하이닉스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다.
또한 반도체 업계는 전반적으로 화웨이의 긴급 물량 조달을 통해 3분기 실적 호조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화웨이에 서버용 D램을 긴급 조달했다. 화웨이는 8월 중순부터 약 1개월간 평균 판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서버, 모바일, 통신장비 등 자사 전제품용 부품 재고 6개월치를 확보했다.
일각에서는 화웨이의 긴급 주문의 긍정적 영향이 사라지면서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화웨이가 SK하이닉스 매출의 10%를 넘는 대형 고객사이기 때문이다.
4분기에 전체적인 서버용 D램에 대한 수요가 낮고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단시간 내 가격이 반등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클라우드 업체들이 비대면 생활 증가로 온라인 트래픽 수요에 대비해 막대한 재고를 축적해두면서 판매 단가를 인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4분기만 두고 보면 화웨이 제재 충격으로 불리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내년 1분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수요가 사라지더라도 다른 중국업체들이 이를 메울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재고 소진 속도가 느렸던 웨이퍼 수출이 호조세를 띄고 있고 D램 수출도 안정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북미 데이터센터 업체의 자체 재고가 줄면서 올 2분기 이후 6개월 만에 D램 주문을 재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서버 D램 평균 가격은 4분기 14% 하락해 바닥을 확인한 뒤 내년 1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출시한 DDR5 D램을 통해 차세대 메모리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면서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협약으로 화웨이 제재 충격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4분기는 일시적으로 실적이 부진할 수 있겠지만 수요를 다른 업체들이 대체할 것이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