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재계 1위' 거목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장기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78세.
삼성그룹 측은 25일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며 "조화와 조문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고 이건희 회장은 부친인 이병철 삼성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랐다. 27년 동안 삼성그룹을 이끌면서 반도체와 스마트폰, 바이오 등 신사업을 추진해 '초일류 삼성'으로 일궜다.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동안 투병해왔다. 당시 자택에서 이 회장은 갑자기 호흡 곤란 증세가 나타나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심장마비가 와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응급 처치로 심장 기능 상태를 회복한 이 회장은 이후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 심장혈관 확장술인 ‘스텐트(stent) 삽입 시술’을 받고 위기상황을 넘겼다. 하지만 6년간 장기 입원 치료에도 불구하고 끝내 병상을 털고 일어나지 못하고 타계했다.
이 회장은 1942년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대구에서 출생했다. 일본에서 중학교를, 서울에서 서울사대부고를 졸업한 뒤 일본 와세다 대학과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이 회장은 46세이던 1987년 12월 1일 부친 별세 이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랐다.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회장 취임식을 갖고 "세기말적 변화가 온다. 초일류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이후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신경영 선언’을 비롯해 신경영 10주년인 2003년 ‘천재경영론’, 2010년 ‘위기론’, 취임 25주년인 2012년 ‘창조 경영’ 등 변혁을 통해 ‘초일류 기업’의 꿈을 키웠다.
이 회장이 경영을 맡은 27년 동안 삼성그룹의 매출은 40배, 시가총액은 300배 이상 커졌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