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주가 유지시 유증 조달액 60억 그쳐…채무상환 불가능
실권주 인수수수료 20%에 달해
[인사이트녹경=박준형 기자] 주가 부진으로 큐로홀딩스의 채무상환 계획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채무상환을 위한 유상증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증 공시 이후 주가가 '반토막'이 나면서 유증 규모 역시 최초 계획 대비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큐로홀딩스는 적자로 인한 재무 악화가 지속되고 있어 자체자금을 통한 채무 상환도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주가 급락에 CB 상환 '발등에 불'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큐로홀딩스는 전 거래일 대비 0.65% 하락한 107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큐로홀딩스는 지난 9월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공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9월27일 229원에 거래를 마감한 큐로홀딩스는 장 마감 후 감자·유증 계획은 공시했고 다음 거래일인 9월30일 하한가를 기록했다. 감자결정으로 거래가 정지될 당시 주가는 111원으로 공시전 대비 51.53% 급락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큐로홀딩스의 디폴드 발생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앞서 큐로홀딩스는 지난 2022년 3월 100억원 규모의 17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당시 CB 전환가액은 625원이었으며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한도는 액면가인 500원으로 결정됐다. 다만 큐로홀딩스의 주가는 전환청구 시점이 도래한 작년 3월부터 단 한차례도 전환가액(500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주식전환을 통한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해지자 채권자들은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나섰다. 지난 9월 큐로홀딩스에 풋옵션 행사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된다. 채권자들이 풋옵션 요구에 나섰지만 큐로홀딩스의 경우 자체적으로 CB를 상환할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큐로홀딩스는 적자가 누적되면서 회사 내 자금이 마른 상황이다. 지난 3분기말 기준 큐로홀딩스의 결손금은 1194억원에 달한다. 결손금 증가로 자기자본이 줄면서 자본잠식률 59.8%의 부분자본잠식에 빠졌다. 현금성자산은 11억원에 불과하며, 부채비율은 207.31%에 달한다. 올해 3분기 이후 자회사인 크레오에스지의 22회차 CB를 취득하며, 크레오에스지(전 큐로컴)에 40억원을 차입해 차입금은 더욱 늘어난 상태다.
큐로홀딩스는 14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증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후 이중 100억원을 CB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총 960만주를 발행할 예정으로 예정 발행가액은 1513원이다.
하지만 큐로홀딩스 주가가 급락하면서 큐로홀딩스의 디폴트 우려가 커졌다. 주가가 하락한 만큼 신주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금액이 절반 가량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유증 예정발행가인 1513원은 감자·유증 공시 전 주가인 2371원(10대 1 감자 반영)을 기준가로 25%의 할인율을 제공한 가격이다. 현재 주가 수준인 1000원을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면 신주 발행가는 637원 수준이 된다. 이 경우 증자가 완료되더라도 큐로홀딩스가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약 61억원에 불과하다. 채무상환을 위한 100억원 조달도 불가능한 셈이다.
실권수수료 20%…유증 후 추가 자금조달 필요
큐로홀딩스의 자금조달 자체에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대표 주관사인 SK증권과 잔액인수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청약 미달로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SK증권은 일정 수수료를 받고 실권주를 인수하게 된다. 자금 조달 규모는 줄지만, 청약 미달에 대한 부담은 덜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큐로홀딩스의 자금 여력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증권은 이번 유증에서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인수금액의 20%에 해당하는 수수료로 받기로 했다. 통상 유증 실권수수료는 10% 내외에서 결정된다. 딜의 난이도가 높을수록 지급하는 수수료도 커진다. 20%의 실권수수료는 SK증권이 그만큼 이번 유증 난이도가 높다고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
SK증권은 지난 11월에도 큐로홀딩스 자회사인 크레오에스지 유증에 모집주선회사로 참여한 바 있다. 당시 크레오에스지의 경우 실권주 인수 계약이 없었는데 총 4100만주의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에서 15.78%(646만8763주)의 실권이 발생해 미발행 처리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부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CB 상환을 위한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녹색경제신문>은 주가부양 및 CB 상환 방안에 대한 질의를 위해 큐로홀딩스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큐로홀딩스는 14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유증 예정 발행가액은 1513원으로 내년 1월2일 1차 발행가액을 확정할 예정이다. 유증으로 발행되는 신주는 960만주로 발행주식총수(1364만2245주)의 70.37%에 달하는 대규모다. 유증 대표주관사는 SK증권이 맡았다. 자금사용 목적은 채무상환 100억원, 운영자금 45억원이다.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