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산업 도전과 혁신으로 성장 선도해야
지난 1973년 10월 6일, 전통적으로 유대인들에게 1년 중 가장 성스럽게 여겨지는 유대교의 속죄일인 욤 키푸르 당일 새벽 제4차 중동전쟁이 발발했다. 흔히 욤 키푸르 전쟁으로 불리는 제4차 중동전쟁은 당시 수세에 몰렸던 아랍연맹 국가 중 맹주인 이집트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설욕한 전쟁이다.
군사력에 있어 열세였던 이집트는 이스라엘과 전면전쟁이 아닌 제한전쟁을 준비하면서 군사적 전략 측면에 있어 혁신적인 전쟁 방식을 수행한다. 특히, 주목할 수 있는 전투가 바로 수에즈 운하 건너편에 위치한 25m 높이의 경사각 형태인 거대 모래벽과 160km에 걸쳐 영구진지로 구축된 일명 바레브 방어선(Barev Line)에서 벌어진 일전을 들 수 있다.
이집트 육군 공병은 독일에서 수입한 고성능의 소방펌프를 동원해 모래벽을 적셔서 무너뜨리는 창의적인 전술을 사용하여 불과 9시간 만에 바레브 선을 돌파해버렸다. 당시 바레브 방벽 작전은 이집트 육군 하급장교의 아이디어로 고압 소방호스의 물줄기를 무기화했던 것이다.
오늘날 전 세계의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 역사상 이처럼 혁신적인 전법은 유래가 없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바레브 방벽 전투는 군이 ‘혁신’을 통해 현대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새로운 전쟁 패러다임 맞춰 국방영역 변모해야
오늘날 가장 중요한 화두인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하이퍼 커넥티드(Hyper Connected), 즉 '초연결'이다. 우리는 하이테크 시대에 있어 경계와 영역이 급격히 허물어지는 현상을 경험하면서 변모되는 인류의 삶 속에 혁신하고 또 성장하지 못하면 곧바로 퇴보하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이미 실감하고 있다.
인류의 문명과 시대상을 뒤바꾸어 놓을 초불확실성 시대에 직면하면서 전통적인 국방과 안보 개념까지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예견되는 상황속에 우리 군도 혁신하지 않는다면 도태될 것은 자명하다.
이제 뉴노멀(New Normal)로서 안보와 경제, 기술이 융합된 뉴디펜스(New Defense) 시대를 어떻게 대비해야할 것인지에 대한 당면 과제는 사뭇 중대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해외 선진국들은 자국의 방위산업 기반을 토대로 6세대 전투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며, 우주군 창설을 통해 새로운 전장 환경 하에서 혁신적인 군사전략과 신 무기체계 도입을 위해 분주하다.
최근 각국에서는 물리적 공간에서의 스마트화한 무인 전투체계 도입을 고도화해 나아가는 한편 더 나아가 보이지 않는 사이버전 형태의 전쟁까지 동시에 대비하면서 다양한 안보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능력과 역량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방의 영역도 마찬가지로 전쟁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고 있는 현대전에 있어 밀리테크(mili TECH) 개념에 이바지한 새로운 전략 및 무기체계 도입을 진지하게 구상하는 기민한 노력과 실천이 강구되어야할 시점이다.
▲국가 방위산업 도전과 혁신으로 성장 선도해야
앞으로 미래 국방의 중요한 핵심축은 방위산업이다. 현 문재인 정부에서도 주요 정책 중 혁신성장(Innovation Growth)의 경제정책을 바탕으로 100대 국정과제에 반영된 여든여덟 번째 과제로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방위산업 육성”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장차 국가 방위산업은 보다 더 도전적이면서 혁신적인 사고와 행동이 끊임없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존의 고정관념과 낡은 체제를 변화시키는 것은 대단히 외롭고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혁신은 누구나 하고 싶지만, 스스로 변화하려는 용기와 결단력, 실행이 수반되어야 한다.
기존까지 전통적인 안보관에서 '죽고 사는 문제'와 산업적 관점에서 '먹고 사는 문제'를 별개로 구분해 머물러 있던 것을 뛰어넘어서, 안보와 산업이라는 두 마리 토기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방위산업이야말로 신성장동력으로 분명 우리 국방과 경제를 선도해 나아갈 것이다.
글쓴이 최기일(40) 상지대 교수는 21대 국회의원 선거 때 더불어민주당이 영입한 '영입인재 11호'로 잘 알려졌다. 여당의 국방안보 싱크탱크인 국방안보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이며, 대한민국 방위사업학 박사 1호로 잘 알려져있다. 국방대, 건국대, 미드웨스트대 교수를 거쳐 현재는 상지대 군사학과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국방부장관 표창 수상을 비롯해 다수의 수상실적이 있고, 고등학생 시절부터 50회가 넘는 헌혈로 대한적십자사로 부터 헌혈유공자 금장과 총재표창을 수상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