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RE100 목표 100%달성
정부, PPA·REC 등 제도 마련에 박차
아모레퍼시픽이 10일 글로벌 RE100에 가입하면서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활용해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을 깔았다.
이 회사는 RE100 가입을 계기로 2030년 내에 전력 수요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전환할 계획하는 한편 정부의 친환경기업에 대한 각종 혜택을 최대한 누린다는 전략이다.
앞서 RE100에 가입한 SKT의 관계자는 "환경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 소비자 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며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한 방어책으로, RE100은 구속력이 없을 뿐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에따라 1년 이내로 구체적인 로드맵을 작성,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및 런던 RE100에 보고를 해야한다.
1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 결과, 아모레는 ‘녹색프리미엄’ 구매를 포함해 전력 수요에 대해 정부에서 시행중인 ‘제3자 PPA(전력구매계약) 등 다양한 방법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녹색프리미엄’은 기업이 태양광·풍력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 사용을 인정받기 위해 한국전력에 추가 요금(프리미엄)을 지불하고, 해당 금액만큼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는 제도다.
이 제도는 기업이 한국전력으로부터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만 따로 구매할 수 없는 측면을 보완해주는 동시에 관련 수익을 한국에너지공단에 출연해 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모레는 지난 2월 녹색프리미엄 제도를 통해 구매한 재생에너지로 오산 생산사업장은 2021년 전력수요의 3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했다.
아모레퍼시픽은 RE100 달성을 위한 향후 계획도 발표했다. 제품 개발, 생산단계에서 기후변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낮은 온도에서 제품을 제조하는 저에너지 공정기술의 적용을 확대한다. 또 제품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탄소발자국을 측정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원료와 포장재로 변경하는 등 ‘탄소 배출량을 줄인 제품’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전세계적인 친환경 트렌드에 맞춰 RE100에 가입함에 따라 정부도 제도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소비자가 한전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하는 '제3자 전력구매계약' 즉, PPA 제도는 지난달 중순에야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상태며, 상반기 내에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또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즉, REC 구매도 상반기 중에 실행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오승철 과장은 "개별 기업이 협력업체에 대해 다양한 인증 수단을 선택해서 활용 가능하다"며 "녹색프리미엄을 포함해 다양한 이행수단이 마련된 만큼 RE100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해당 기업의 여건에 맞는 수단을 선택해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1993년 환경무한책임주의를 선언하며 ‘친환경 경영’을 시작해왔다. 2008년부터는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해왔으며 사업장 내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건물 에너지 효율성 향상, 온실가스 원단위 감축, 에너지 혁신TF 운영 등 국제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고자 노력해 왔다.
2020년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전기사용량의 5%를 태양광, 지열,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 자체 발전으로 대체하고 있다. 향후 생산사업장 옥상 등 유휴부지에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추가해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높일 예정이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본사는 ‘녹색 건축 최우수 등급’, ‘에너지 효율 등급 인증 1등급’, ‘LEED 골드 등급’ 건물로 설계단계부터 친환경 시스템을 도입해 에너지 수요 예측량 대비 37.6%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보이고 있다.
임직원의 노력도 주목할만한 성과를 나타냈다. 2019년 본사, 기술연구원, 물류, 생산 등 전사 에너지 전문가들로 구성한 ‘에너지 혁신 TF’에서는 다양한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활동을 진행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상해를 포함한 모든 생산사업장과 전국 물류센터의 전등을 LED로 교체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AI 시스템을 도입, 2019년 온실가스 예상 배출량 대비 7.4%를 감축했다.
아모레 관계자는 "기후 위기 해결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넘어 전 인류의 생존을 위한 중요한 아젠다라는 것에 공감한다"며 "2030년까지 RE100을 달성해 국제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고 기업 시민으로서 전 구성원과 함께 탄소 절감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RE100 위원회 진우삼 위원장은 “아모레퍼시픽이 RE100에 가입하고 기후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소비자들도 자랑스러워 할 것"이라며 "RE100 가입이 국내 소비재 기업의 100%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설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