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보호법 개정, 소액단기보험사 설립 완화 등으로 반려동물보험시장 활기 기대감↑
- 美, 전문보험사 트루패니언 성공사례 참조 필요···다양한 추가 보장항목, 편리한 정산 서비스 등으로 가입자 만족도 높여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펫콕족이 증가하면서 반려동물보험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어난 가운데 반려견보험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미니보험을 판매할 수 있는 보험회사의 자본금 요건도 대폭 완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반려동물 보험시장에서 차별적인 전략으로 고성장하고 있는 트루패니언(Trupanion)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12일 보험연구원 이소양 연구원은 "트루패니언은 종합보험회사가 아닌 반려동물보험 전문회사로써 매년 영업이익이 2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며 "소액단기보험 도입을 앞둔 우리나라 보험시장에서 트루패니언의 편리한 정산서비스 등 차별성 있는 영업전략의 성공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농림축산부 통계자료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 네 집 중 한 집에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1000만 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으나, 이 수치가 지난 2019년에는 1500만 명을 넘겼다. 업계에서는 반려동물 관련 시장규모도 급격히 늘어나 올해는 6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8년 2조8900억원에서 2배 이상 늘어난 예상치다. 지난해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5조8000억원대였다.
하지만 국내 반려동물보험 가입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의 보험가입률은 1% 미만으로, 반려동물의 양적 증가에 비해 관련 보험 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풀이다.
다만, 지난달 개정된 동물등록법과 표준진료제 법안 상정 추진 등으로 반려동물보험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지난해 12월 '보험업법' 개정으로 새로이 도입된 소액단기전문 보험회사의 자본금 요건이 20억원으로 대폭 완화되면서, 반려견보험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맞춤형 소액단기보험 활성화도 기대된다.
이에 보험연구원은 미국 반려동물 전문보험사인 트루패니언의 전략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반려동물 보험시장 점유율 3개사는 내이션와이드(Nationwide) 45%, 트루패니언 29%, ASPCA 12%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내이션와이드와 ASPCA는 종합보험회사이지만 트루패니언은 반려동물 전문회사라는 점이다. 트루패니언은 지난 2014년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이후 영업이익 기준으로 매년 2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트루패니언은 지난 2000년 캐나다에서 반려동물보험 사업을 시작해 2007년에 미국 시장으로 진입해 기존 보험사와는 차별성 있는 전략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다양한 보장항목, 편리한 정산서비스, 제휴관계 활용 등을 고성장배경으로 꼽고 있다.
트루패니언 반려동물보험의 기본 보장항목은 진단테스트, 수술, 병원 치료 및 약물, 수의사의 처방 보조제, 약초 치료, 보철장치 등이며, 추가 보장항목은 침술, 행동 변형, 지압술, 동종요법, 하이드로테라피, 자연요법, 물리치료, 재활요법 등이 있다. 보험가입자는 반려동물 치료 필요 시 응급처치 및 일반 치료를 선택할 수 있으며, 자기부담금 10%를 부담하고 나머지 의료비용은 한도없이 모두 보상받을 수 있다.
특히 트루패니언은 소프트웨어회사와 함께 개발한 의료비 정산시스템을 동물병원에 제공하고, 보험가입자는 이 시스템을 통해 보험금을 직접 지급받는 편리성을 갖췄다.
또한, 보험가입자는 홈페이지,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루패니언과 직접 소통할 수 있고, 고객만족도 제고를 위해 전화 및 채팅 방식의 상담서비스를 연중무휴 운영한다.
타 보험회사와의 적극적인 사업협력도 활발했다. 판매지역 확대를 위해 지난 2018년 손해보험회사인 스테이트팝(State Farm), 지난해에는 생명보험회사인 아플락(Aflac)과 사업협력으로 미국 전역으로 반려동물보험 판매를 넓힌 것이다.
이소양 연구원은 "트루패니언의 성공은 자본력이 부족할 수 있는 반려동물 전문보험회사가 차별화된 서비스, 반려동물산업 및 보험산업의 다양한 플래이어들과의 협력을 통해 성장한 사례로 꼽을 수 있다"며 "전동킥보드보험, 반려견보험 등의 소액단기보험 도입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에 의미있는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