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일 전날 범현대가 모여 고인 추모...코로나19로 시간차 제사 지내
현대 창업주인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의 20주기 제사가 진행된 청운동 옛 자택 내부가 21일 공개됐다.
재계 관계자는 "청운동 자택은 정주영 명예회장이 별세하기 직전까지 38년간 머무른 곳으로 범(汎)현대가(家)의 상징"이라며 "기일 전날인 20일 범현대 일가는 청운동 자택에 모여 정주영 명예회장과 부인인 변중석 여사의 제사를 지낸다"고 전했다.
이날 공개된 청운동 자택은 생전 근검절약했던 정 명예회장의 삶을 닮아 소박한 모습이었다. 화려한 장식없이 자택 1층은 회색빛 석조건물에 2층은 흰색 콘크리트 건물로 이뤄진 모습이었다.
청운동 자택은 지난 2001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상속 받은 뒤 2019년 3월 정의선 회장에게 물려줬다.
자택 내부에는 화려한 장식장 없이 그의 손때가 묻은 오래된 피아노와 빛바랜 책들이 꽂힌 책장이 있었다. 또한 정주영 명예회장과 부인 변중석 여사의 영정이 나란히 걸려 있다. 한켠에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어머니인 한성실 여사의 영정도 있다.
제사상도 기본적인 음식과 과일로만 조촐하게 차려진 모습이었다.
자택 마당에서 바라본 바위에는 '인왕산의 양지쪽으로 볕이 잘 들고, 신선이 살 만큼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라는 의미의 ‘양산동천(陽山洞天)’과 남거 장호진이 유거하는 집이라는 뜻의 ‘남거유거(南渠幽居)’가 새겨져 있다.
앞서, 전날 제사에는 정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구 명예회장을 대신해 장손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내외와 맏딸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 내외를 비롯해 현대가 3세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내외,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 며느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자리했다.
노현정 전 아나운서는 남편인 정대선 현대 비에스앤씨 사장이 아닌 시어머니인 이행자 여사와 참석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범현대가 각 그룹별로 시간차를 두고 제사에 참석했다.
범현대가는 기일인 21일을 전후로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에 있는 선영을 찾는다. 매년 가족들과 임직원들이 참석해온 이 행사도 이전보다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