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사업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며 목표주가 상향 조정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분쟁'에서 극적 합의를 이룬 SK이노베이션이 12일 오전 주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도 "리스크가 사라졌다"며 줄줄이 목표주가 상향 조정에 나섰다.
12일 오전 9시 40분 기준 SK이노베이션 주가는 27만4500원으로 이전 거래일보다 15.3% 급등한 가격에 거래 중이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ITC 관련 소송에서 합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1일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을 하루 앞두고 배상금 2조원에 극적 합의했다. 또한 영업비밀침해 관련 배상금 소송과 특허분쟁 소송 등 국내외 관련 소송도 모두 취하하고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배터리 사업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며 줄줄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모습이다.
대신증권은 12일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배터리 소송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반영한 목표주가를 산정했으나 예상보다 빠르게 합의에 도달한 만큼 재상향했다. 이에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종전 38만원에서 40만원으로 약 5% 상향 조정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소송에 따른 미국 내 배터리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배터리 사업 가치의 극단적인 디스카운트 역시 해소되며 가파른 주가 상승을 예상한다”며 “현재 시가총액은 22조원으로 소송 관련 불확실성 결과로 상대적 과도한 저평가 상태”라고 진단했다.
합의금 2조원에 대한 재무적 부담 역시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 연구원은 “현금 지급 규모는 1조원이며 SKIET 구주매출 및 페루 광구 매각 등을 통한 현금 유입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도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을 종식하기로 합의하며 소송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29만원으로 11% 상향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전기차업체의 배터리 내재화 리크스를 감안하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 방향성은 동행할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가파른 이익개선을 통해 재무적 부담 완화와 LG에너지솔루션 대비 대비 단위당 배터리 EV(전기차) 할인율이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전기차업체의 배터리 내재화 이슈에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가 구조적인 주가 하락을 방어하고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으로 인한 동사의 가치 역시 현재 대비 높게 평가될 때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가치는 목표주가 이상으로 상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는 투자의견을 '매수', 목표주가는 33만원을 유지했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합의를 통한 불확실성 해소로 투자 심리는 반전될 전망"이라며 "현재 시가총액에 반영된 배터리 가치는 3조원 수준에 불과하므로 향후 배터리가치의 극대화가 기대된다"고 했다.
또 "바이든 집권 하의 미국 전기차 시장은 고성장이 예상되며, 23년 미국 공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높다"며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배터리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되며 향후 배터리 실적은 소송 비용 소멸 및 공격적인 케파 증설 등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여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