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게임' 수익 모델 벤치마킹해야
최근 확률형 아이템 이슈가 PC방 점유율 순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과도하게 과금을 유도하는 게임에서 이탈한 유저들이 확률형 아이템에 매출을 의존하지 않는 '착한 게임'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최근 '메이플 스토리'와 '리니지' 등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게임들이 PC방 점유율 순위에서 하락하고 있는 반면 '로스트아크', '디아블로3', '검은사막' 등은 깜짝 순위 상승을 이뤄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PC방 이용자 가운데 '메이플스토리'와 '리니지'를 플레이하는 이용자 수가 확연하게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면서 "반면 그동안 비주류 게임이던 '로스트아크', '디아블로3' 등의 약진과 부동의 1위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점유율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4월 1주차 PC방 점유율 순위를 보면 '메이플스토리'와 '리니지'의 점유율 하락이 심각한 것으로 관측된다.
'확률형 아이템' 이슈가 터지기 전인 1월 2주차 PC방 점유율 순위를 살펴보면 '메이플스토리'는 점유율 4.41%로 6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인 4월 1주차 PC방 점유율 순위에서 '메이플스토리'는 3계단 하락한 9위를 기록하며 점유율 또한 2.06%를 기록해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우리나라 대표 MMORPG인 '리니지'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리니지 또한 출시된 지 20년이 지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1월까지 1%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3위의 순위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0.69%까지 점유율이 하락하며 15위로 하락한 상황이다.
반면 '로스트아크'의 깜짝 순위 상승은 모든 업계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로스트아크'는 1월까지 10위권 밖을 기록하는 게임이었는데, '메이플스토리'의 운영 정책에 실망한 유저들이 대거 이탈해 '로스트아크'에 유입되며 큰 점유율 상승을 이뤄낸 것이다.
'로스트아크'는 4월 1주차 점유율 4.31%로 6위를 기록해 인기 게임인 '오버워치'를 턱 밑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로스트아크'가 이와 같은 깜짝 순위 상승을 이뤄낸 비결은 무엇일까?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로스트아크'를 플레이하기 위해 요구되는 과금 수준이 경쟁 MMORPG와 비교해 현저히 낮다는 점이 메리트로 작용했다고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 '로스트아크'에는 확률형 아이템은 거의 존재하지 않고,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면 추가 과금이 필요하지 않아 '착한 게임'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더불어 '로스트아크'는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유저들을 게임에 유입시키는 데 힘을 쏟기도 했다. 로스트아크는 최근 '베른 남부'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및 복귀 이용자 수가 300% 이상 상승하는 호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 RPG 지원길 대표는 "베른 남부를 시작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때마다 정말 많은 모험가분들이 로스트아크를 새롭게 찾아 주시고 또 꾸준히 플레이해주고 계신 걸 느낄 수 있어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2021년 상반기 정말 알차게 준비된 업데이트 콘텐츠들이 끊임없이 공개될 예정인 만큼 로스트아크와 계속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인기 굳건...업계 "게임 밸런스 해치지 않는 수익모델 벤치마킹해야"
한편 부동의 1위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는 게임업계의 숱한 이슈에도 점유율 상승을 이뤄내 눈길을 끈다. 4월 1주차 '리그 오브 레전드'의 PC방 점유율 순위는 48.21%로 대망의 50%를 앞두고 있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리그 오브 레전드'의 수익모델을 놓고 우리나라 게임들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기본적으로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고 게임을 이기기 위해서 과금이 필요하지 않은 게임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매출은 전적으로 게임 캐릭터의 외형을 꾸미기 위한 '스킨'을 유료로 판매하는 것에 의존하고 있는데, 게임 내에서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유저들 사이에서 스킨 구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힘입어 라이엇게임즈는 한국 시장에서 큰 매출을 거둬들이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는 전년 대비 10.4% 증가한 매출인 374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9.2% 증가한 1678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e스포츠 프랜차이즈 가입비를 포함하면 라이엇게임즈 코리아가 훨씬 높은 매출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때문에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에도 '과금 유도'가 PC방 점유율 순위 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이 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더이상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하는 게임들은 우리나라 게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기 어렵고 인게임 스킨 등 게임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수익모델을 갖춘 게임들이 활약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우리나라 대표 게임사인 엔씨, 넥슨, 넷마블이 다수의 신작을 출시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놓은 가운데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나치게 과금 수준이 높은 게임은 유저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