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비해 기존 제도에 대한 점검 및 개선 필요
- 자동차보험의 분류체계와 운영방식의 변화 도모해야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낸다면 보상 문제는 어떻게 될까"
물론 법규상 자율주행차의 소유주가 사고 피해자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현행 자동차보험은 '자동차에 대한 지배와 이익'을 중심으로 설계돼 차주가 직접 운전한 경우는 물론 자율주행모드로 운전한 경우에도 사고 피해자에 대한 책임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동수단의 중심이 자동차에서 자율주행차, 드론택시 등의 모빌리티로 전환되고 있어 자동차보험의 분류체계와 운영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보험연구원 황현아 연구위원은 "최근 자율주행차, 드론택시, 전동킥보드 등 전통적인 자동차 개념에 포함되지 않는 새로운 이동수단이 등장하고 있다"며 "자동차 활용 형태도 소유 중심에서 공유 및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러한 이동수단 및 운영체계의 변화에 보험산업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현행 우리나라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은 자동차사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마련돼 자동차 보유자에게 무과실에 가까운 책임인 '운행자책임'을 부과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 사고도 일반차 사고와 마찬가지로 보유자의 자동차보험을 통해 우선적으로 피해자를 구제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자율주행차의 차량 및 시스템 결함도 존재할 수 있어 사람이 운전에 개입할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책임 문제는 새롭게 논의돼야 할 사안으로 본다"며 "이는 자율주행차 제작사에 대한 구상권 행사가 원활하지 않다면 자동차보유자 및 보험사가 부당한 경제적 손실을 입을 수 있고 자율주행차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황 연구위원에 따르면 자율주행차는 인간의 운전 개입 정도에 따라 6단계(레벨0~레벨5)로 구분되며, 현재 우리나라는 레벨3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레벨3 자율주행차는 일정한 조건 하에서만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자율주행 중에도 인간 운전자가 운전석에 탑승해 언제든지 차량 제어권을 회수할 수 있는 상태로 대기해야 하기에 '조건부 자율주행'이라고 보고 있다.
인간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없는 '무인운행'은 레벨4 이상인 고도 자율주행 단계부터 가능하고 완전 자율주행인 레벨5부터는 제약없이 모든 상황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2025년까지 레벨4 상용화를 위한 기반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황 위원은 "인간 운전자 없이 자동차를 운행할 수 있는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비해 자동차 관련 기존 제도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즉 자율주행차 운행을 위해 면허를 요구할 것인지(운전면허),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차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누가 부담하는지(민사책임), 피해자 사망시 형사책임 등이 문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황 위원은 "현행 자동차보험은 자동차 관련 다른 제도와는 달리 '인간 운전자의 운전 행위'가 아닌 '자동차에 대한 지배와 이익'을 중심으로 설계돼 자율주행차 사고 피해자도 현행 자동차보험 시스템을 통해 구제가 가능"하지만 "자동차 운영체계의 변화, AI 및 데이터 관련 기술 및 제도 변화가 자동차보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므로 자동차보험의 변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율주행차 단계가 높아질수록 차량 제조사와 보험회사 역할의 융합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자동차에 대한 자동차보험을 제공하고 있고, 스위스리와 다임러사는 최근 설립한 합작 법인을 자동차보험의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운영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황 위원은 "자율주행시스템은 인공지능의 일종으로 자율주행차 사고 책임과 보험 문제는 결국 인공지능에 의한 사고 책임과 보험이라는 큰 틀에서 함께 논의돼야할 사항이다"며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인공지능이 해를 끼친 경우 그 법적 책임이 문제될 것이고 이러한 위험을 담보하기 위한 보험제도도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