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실적 영향↑...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가동 재개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 12조 원을 넘기면서 전분기 대비 33.26% 상승이라는 깜짝 실적을 공개했다. 증권사와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역대급 실적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한 목소리로 반도체 시장의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을 지목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기존 업계에서 나왔던 전체 예상치보다 실적이 더 높게 나왔다”라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 호황기에 따라 반도체 부문에서 큰 실적을 거둔 가운데 비메모리 부문도 괜찮았지만 특히 메모리 부문에서 매출이나 영업이익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전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잠정 경영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12조 50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33.26%, 전년 동기와 대비해서는 무려 53.37% 상승했다. 2018년 3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분기 대비 3.65%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와 대비해서는 18.94% 상승했다. 2분기 기준으로는 역시 가장 높은 기록이다.
아직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앞서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높은 2분기 실적을 점치면서 1등 공신으로 반도체를 내세웠다. 코로나19 이후 PC 등 전자기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 세계 반도체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요 증가는 디램(DRAM)과 낸드(NAND)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4월 D램 고정거래가격은 최대 26% 오르며 지난 2017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공급과잉 상황이 이어졌던 낸드플래시 역시 4월부터 가격 상승세로 전환하는 추세다.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이 정상 가동을 시작한 점도 반도체 실적 호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월부터 한파로 인해 물과 전력 공급이 중단됐던 삼성의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 5월부터 파운드리 웨이퍼가 투입되면서 계속해서 밀려오는 파운드리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증권사에서는 반도체 부문 외에 디스플레이(DP·삼성디스플레이) 부문도 높은 영업이익 실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LCD 등 패널 가격이 상승한 점과 5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고객사(애플)의 일회성 보상금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소비자 가전(CE) 부문은 영업이익이 1분기보다는 다소 줄 것으로 예상된다. 비스포크 등 생활가전 부문이 선전하고 있지만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이벤트 마케팅이 부진하면서 글로벌 TV 판매량이 소폭 감소하는 등 TV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분기 실적을 이끌었던 스마트폰(IM)부문도 이번에는 상승세가 조금 꺾인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에 갤럭시 S21 출시로 4조 4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2분기 들어 성장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에 신제품 출시 효과가 사라진 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도와 베트남 등지에서 출하량이 감소한 탓이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