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시작하는 3기신도시 사전청약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고, 투기만 부추길 것이라며 즉시 중단하라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실제 집값을 낮추려면 토지는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반값아파트로 공급하면 전용면적 59㎡를 2억원 미만에 분양할 수 있어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이날 <녹색경제신문>과 만나 "3기신도시 분양가가 너무 높다. 집값을 잡기는 커녕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킬 의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김헌동 경실련 본부장은 "3기신도시 지역의 토지수용단가는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농지의 경우 평(3.3㎡)당 100만원 미만이고, 여기에 전기·수도·도로·통신망 등 택지조성을 하면 평당 약 200만원 정도"라며 "아파트 건축비가 평당 600만원이라고 하더라도 현재 정부가 공개한 분양가는 폭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광명지구의 경우, 토지수용단가는 평당 100만원, 택지조성비용과 아파트 건축비 등을 투입하면 평당 1000만원대에 공급할 수 있다"면서 "수치상의 경제성장률에 집착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같은 기재부 출신인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 노형욱 국토부장관은 집값 하락은 경제성장률 수치를 떨어뜨릴 수 있어 분양가를 낮추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토부가 밝힌 3기신도시 분양가는 인천시 계양구 전용면적 59㎡이 3억5628만원, 74㎡는 4억3685만원이었고, 성남시 수정구 복정1지구 전용면적 51㎡는 5억8600만원, 전용 59㎡는 6억7600만원 수준이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정부는 지난 4년간 집값이 17% 올랐다면서도, 이전 정부의 공공주택분양 단가와 견줘보면 많게는 몇배나 비싼 분양가를 책정했다. 게다가 주변시세를 기준으로 60~80% 수준에서 책정했다고 밝혔는데, 주변시세와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없다. 이는 정부도 17%가 아니라 두배 가까이 오른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임 이전 수준으로 집값을 낮추겠다고 했는데, 노형욱 장관은 지난 5월4일 국회에서 '이는 적절치 않다'고 했고 실제로 시세를 기준으로 분양가를 정했다"며 "3기신도시는 집값 안정을 위한 것 아니었냐"고 반문했다.
김 본부장은 대안을 묻는 질문에 "14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주장한 대로 토지는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이른바 반값아파트를 공급하면 25평짜리 아파트를 1억5000만원에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시세와 비슷한 아파트가 아니라, 훨씬 싼 아파트가 공급돼야 투기심리를 차단하고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의 주장대로 이 법안은 다시 살려야 하지만, 여태 뭐하다 법안이 폐기되고, 집값이 오를 만큼 오른 지금에서야 이같은 주장을 하는 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4일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동산도 자유시장 경제원리에 걸맞게 정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근본적으로 부동산에 돈이 몰리는 것을 막는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부동산은 투자나 투기의 대상이 아닌 주거의 대상으로 정책을 수정해야 하고 제가 발의해서 통과 되었으나 2015.10. 폐지된 반값아파트 법안도 다시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