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가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활동 복귀에 대해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유죄판결을 받은 인사는 5년 동안 복직을 금지하는 법이 있지만 김 총리가 경영복귀 지지 의사를 내놔 향후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김부겸 총리는 31일 공개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경영활동 복귀를 위해 필요한 경우 법적 절차를 따라야 하지만, 이미 석방이 된 상황에서 활동을 금지하는 것은 적절한 방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 부회장이 너무 일찍 법적 책임을 면했다’는 시민단체 등의 비판을 알고 있지만 이 부회장의 상황에 대해 ‘편협한’(narrow-minded) 접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김 총리는 “국민들이 재벌의 역할에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 부회장의 사업 기회를 빼앗는 것이 불공평하다는 여론도 존재한다”고 전했다.
이어 "2세대, 3세대, 4세대 기업인들의 과도한 특권이 사라지고 있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재벌개혁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재벌에 대한 관리 및 통제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총리는 “한국의 법치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변했다.
또한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는 반도체 글로벌 경쟁 격화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도전 등에 대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돼 재수감돼 복역하다 광복절 가석방으로 지난 13일 19개월 만에 출소했다.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두고 취업제한 위반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행정법원 판결 사례를 들면서 이 부회장의 경우 비등기 임원이므로 경영에 참여하더라도 ‘취업’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FT는 한국 경제단체들은 이 부회장과 관련, 해외여행 제한 등 가석방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위계적 기업문화에서 삼성이 리더 없이 큰 장기투자를 진행할 수 없다는 것. 지난 5월 미국 기업들도 이 부회장 출소를 위해 로비를 했다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