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SK하이닉스 등 발행…평가기준 아직 미흡해 정립 과제도
![[출처=픽사베이]](/news/photo/202111/291451_314761_5250.png)
지난달 13일 포스코가 발행한 11억 유로(약 1조5000억원)규모의 녹색채권(Green Bond)이 흥행에 성공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녹색채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국내 녹색채권 상장잔액은 총 12조8340억원으로 작년 동기(2조1800억원)보다 약 8배 증가했다.
그런가 하면 국내 녹색채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자 녹색채권 인증과 평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아직 부재하다는 문제가 떠올랐다. 정부는 지난해 말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으나 아직까지 보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국내 녹색채권 시장 4배 이상 증가
녹색채권은 친환경 및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그린 프로젝트에만 조달한 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발행목적이 제한된 채권이다. 처음에는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발행되다 최근에는 민간기업, 지방공공기관 등으로 발행주체가 확대되는 추세이다.
국내 녹색채권시장은 최근 1년 사이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말 국내 녹색채권 발행기관 수는 9개, 상장잔액은 3조300억원이었지만 올해 8월 말에는 발행기관 수 54개, 상장잔액 12조8340억원을 기록하며 급격하게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에는 기업에 대해 높아지는 투자자들의 ESG 기준과, 이에 친환경, 저탄소 관련 투자자금이 필요한 기업의 니즈가 만난 것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기업은 녹색채권이 회사채보다 금리는 낮지만 수요가 많아 자금조달에 유리하다.
◇ 포스코,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 녹색채권 발행 주도
지난 13일 포스코는 11억 유로 규모의 교환사채(CB) 방식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포스코는 조달한 자금을 국내외 이차전지, 수소 관련 설비·지분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라 밝혔다. 포스코는 다음 달에도 ESG채권(녹색채권, 사회적책임채권, 지속가능연계채권)을 추가로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증권 윤원태 애널리스트는 “국내 기업 최초 그린본드 교환사채가 발행된 점과 ESG 금융의 다양화 측면에서 (포스코의 녹색채권 발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10억 달러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이 가지는 환경적 영향을 고려해 ▲수질 관리 ▲에너지 효율화 ▲오염 방지 ▲생태환경 복원 등에 조달자금이 사용될 계획이라 밝혔다.
이중 일부는 SK하이닉스가 작년 가입한 RE100(기업 재생에너지 100% 사용)를 실천하기 위한 자금으로 사용될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사후 보고서를 통해 자금의 사용처와 그에 따른 결과, 미배정 금액을 작성해 연 1회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라 밝혔다.
◇ 녹색채권 인증평가 과정에 있어 과제 남아 있어
국내 녹색채권은 그동안 발행, 관리와 관련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해 채권 이해 관계자들의 혼란이 있었다. 현재 녹색채권 인증·평가 작업은 주로 발행기업, 신용평가사, 회계법인에서 맡고 있다.
이에 지난해 12월 환경부·금융위원회·한국환경산업기술원·한국거래소는 한국형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국내 녹색채권 발행 및 평가기준 설정에 나섰다.
가이드라인은 녹색채권으로 유효성 인정을 받기 위한 녹색채권의 발행원칙(Principle)와 발행 이후 관리체계(Framework) 기준을 제시한다. 다만 가이드 라인은 법적 구속력이 없고 내용이 아직 추상적이라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에 환경부는 금융위와 함께 한국형 녹색금융 분류체계인 K텍소노미를 올 4분기 내로 발표할 예정이다. K텍소노미가 발표되면 녹색채권 가이드라인도 더욱 명확한 평가절차를 담아 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K텍소노미가 발표되면 기존의 녹색채권 가이드라인도 이에 맞추어 개정될 것”이라며 “산업환경 변화에 따라 녹색채권 가이드라인도 지속해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