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가장 뜨거운 바람이 불고 있는 ‘메타버스’. 가상과 현실이 융합되어 만들어질 초현실 세계에 대한 해석은 아직 분분하다.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라는 사전적 의미만 공감할 뿐, 과연 어떤 것이 메타버스인지 완벽한 정의는 없는 상황이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 상황과 5G 상용화가 뒷받침되면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등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했고, 코로나19로 비대면·온라인 추세가 확산되면서 메타버스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상 세계를 보다 실감나게 해줄 VR기술은 메타버스 세상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교보증권 발표 자료에 따르면, 메타버스 산업에서 전 세계 VR 시장 규모는 지난해 330억달러(한화 약 36조원)에서 향후 2025년 3381억달러(약 376조원), 2030년 1조924억달러(약 1217조원) 규모로 급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도 꾸준히 VR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최근 게임 기업들의 VR 관련 이슈를 종합했더니 국내 게임사는 여전히 매력적인 VR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과연 VR게임이 메타버스 열풍에 편승하는 것인지, 아니면 메타버스 세상의 주역이 될 것인지 주목된다.
스마일게이트는 자사의 VR게임 플랫폼 ‘스토브VR’에 신규 게임 2종 ‘푸드팩토리’와 ‘카운터파이터4’를 론칭했다.
‘푸드팩토리’는 이용자가 쉐프가 되어 음식을 테마로 한 7개의 미니게임을 즐길 수 있는 캐주얼 VR게임이다. 싱글 플레이는 물론 최대 4명까지 멀티 플레이를 지원한다. ‘카운터파이터4’는 카페 경영자가 되어 작은 카페를 운영해보는 VR게임이다. 손님들의 주문에 맞춰 커피와 빵 등을 서비스해야 한다. 커피와 빵의 제조는 실제 제조 과정과 유사하게 구현되어 있으며, 강도가 침입하는 등 돌발 이벤트가 발생한다.
스토브VR은 아케이드, 테마파크, 숍인숍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공간에서 VR게임서비스가 가능한 스마일게이트의 VR게임 플랫폼이다. 약 80여종의 VR게임 타이틀을 보유 중이고, HMD 런처로 편리한 매장관리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을 장점으로 들고 있다.
부산 유망 게임기업으로 손꼽히는 앱노리는 스포츠 전문 VR게임 개발사다. 복싱, 스쿼시, 테니스, 농구 등 스포츠게임을 VR게임으로 만들어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는 이 10여종의 스포츠게임을 하나로 묶은 ‘올인원 스포츠 VR’을 중국에 수출했고, 이 타이틀이 8일 중국 피코 스토어에서 멀티플레이, 6Dof, 스포츠 등 3개의 카테고리와 전체 인기 판매 순위에서 1위를 달성했다. 사이드퀘스트에서는 Hot 게임 전체 2위를 기록 중이다.
앱노리의 이현욱 대표는 “이번 피코 스토어의 콘텐츠 판매 1위 달성으로 전 세계 최대 VR 시장으로 손꼽히는 중국 VR 시장에 인기 스포츠 VR 제작사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며 “피코의 신작 헤드셋 기기인 네오 3의 북미·유럽 시장 출시가 이뤄지는 4분기에는 올인원 스포츠가 글로벌 인기 타이틀로 확실히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VR 소프트웨어 개발사 맘모식스는 VR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 5월 넵튠에 인수됐다. 이 회사는 지난달 31일 BNK경남은행과 메타버스 기반 금융 서비스 개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게임이 아닌 금융으로 영역을 확장한 것.
양사는 이번 제휴로 메타버스 공간에서 MZ 세대의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구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제휴는 맘모식스가 직접 개발하고 운영하는 VR 메타버스 플랫폼 ‘갤럭시티’에서 이뤄졌다.
‘갤럭시티: 코리아’는 대한민국 전국 각지의 도시 및 관광지를 가상 공간에 구현하고 다양한 문화 체험을 미니게임 형태로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하는 메타버스 서비스다. 지난 5월에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서울 명동과 광장시장 일대를 가상세계에 구현한 시연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게임 기업은 아니지만 메타버스를 테마로 한 기업인 에프엑스기어는 코스닥 상장을 진행할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CG 소프트웨어 및 ARㆍVRㆍXR 전문기업 에프엑스기어는 지난 1일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목표로 NH 투자증권과 기업공개 대표 주관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 기업이 공개한 디지털 휴먼 기술은 실제 사람의 모습과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한 그래픽을 모바일로 구현해 사용자 인터랙션까지 가능한 것이라며 메타버스 산업 관련 업계에서 주목받았다. 이 회사는 연내 K팝스타를 디지털 휴먼으로 구현해 팬들과 소통하는 메타버스 서비스 ‘나랑(NARANG)’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여기서 이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의상, 헤어 컬러, 스타일로 디지털 아이돌을 꾸미고 함께 촬영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의 상황을 보면 메타버스와 상관없이 VR게임을 개발 중인 곳도 있고, 게임보다는 메타버스의 ‘공간’을 먼저 조성하는 기업도 있다. 어느 것이 더 낫다고 할 것은 없다. 이러한 회사들의 노력이 합쳐져서 거대한 메타버스 세상이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라며 “현 콘텐츠의 차별화에 주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메타버스의 ‘주역’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game@greened.kr